감동 · 사랑글

님은 나를 버렸나이까

청정지역 2020. 9. 10. 21:46

 

- 임은 나를 버렸나이까 -

 

느림보 거북이/글

 

 

매화 잎파리는

곱고 고와 꽃틔워 임을 부르고

수련은 허공을 가로질러

임 앞에 허리접어 임을 반기노니.

 

 

매는 하늘을 맴돌아
임오는 그 길목에서

살갑게 임마중 하거늘

 

 

죽대같이 곶아

믿으라 말 한마디 남긴 임은
시리게 벼개자락 울며 적셔도

날 반겨 아니오요.

 

 

머리맡

곶던 사군자 보란 듯

정 맺은 임은 없고

임없는 세월홀로 지샌 긴밤

청산도 저리 슬퍼 우나니

 

 

임은 이참에 야속하게

내 사랑 버리셨나이까.

아주 날 버리셨나이까.

 

 

 

 

 

먹향은 시들고

빛바랜 사군자 서럽게 헤지거늘.

보곱고 그립고 그리운

영영 이제 아니 오시나이까.

 

 

 

- 거북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