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 사랑글
중년의 가슴에 봄은 오는가
청정지역
2021. 2. 22. 17:50
- 중년의 가슴에 봄은 오는가 -
느림보 거북이/글
내 가슴에 한 사람이 있네
봄처럼 왔다가
활짝 꽃을 틔워놓으시고
그 향기에 취할 때
홀씨 처럼 비 바람에 얹혀
어디론가 날아갔네
흐르는 구름을 올려다 보며
흥건히 두눈을 적신 채
사모치게 그리워하고
못견디게 보고 싶어 했었네
세월은 무심히 흘렀지만
난 그 사람 잊지 못하고
마음 속에 숨겨두고
홀로 속 앓이를 해 왔었네
이제는 그 사람 올까
내일은 그 사람 돌아올까
마음속의 기다림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었네
그 인연의 물 줄기는
나를 외면하고 냇가를 지나
강물처럼 흘러 가슴에는
메마라 갈라진 허물만 남았네
아물지 않는 상처
돌이킬 수 없는 그 사람
봄은 또 찾아와 꽃을 틔우는데
중년의 내 삶은 일엽편주
그 사람 향기 외에는
받아 드릴 수가 없네
어느 하루도 그리워 하지
않았던 날이 없었는데
그 사람 마음속에는 내가 없네
나의 꽃은 이미 오래전
옛날에 시들어 버린 듯
나 홀로 중년에 서러움 삼키네
난 중년에 외롭게
눈물 젖은 추억의 꽃잎을 줍고
그 사람은 낯선 하늘 아래
누군가의 품에 안겨
이 봄에 웃음꽃을 틔우네
내 가슴 들녘에 그 사람 있어도
그 사람 마음에 나는 없다네
내 사랑은 아직도
춥고 추운 겨울이라네...
중년의 가슴에 언제나
사랑할 수 있는 봄은 오는가.
- 거북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