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잠깐만 이라도 다녀가세요

 

 

- 그대 잠깐만 이라도 다녀가세요 -

 

느림보 거북이/글

잠시 다녀가면 안 될까요.

만나지 않아도 그대 흔적이라도

보면 정말 안될까요

 

겹겹이 가슴에 쌓아둔

그 정 그대는 잊었을 지라도

제게 남은 인연은

자꾸만 커져 오는 걸요

 

눈을 감아도 그대뿐

눈을 떠도 그대뿐

저의 세계에는 그대로 인해

그리움에 들숨

날숨 옴짝달싹 못해요.

 

시간은 자꾸 가요

세월은 덧없이 흘러요

다녀가신다는 그 한마디가

그렇게 어려운가요

 

봄 향보다 짙고

커피 향 보다 그윽한 그 추억

차마 내칠 수 없어

 

외로움 움켜 안고

쓸쓸한 맘 토닥이며

슬픔 베인 동공

꽃잎처럼 빨갛게 물들이며

이 봄 그대 기다려요.

 

그대 이 봄에 오세요

이 아침의 커피는

늘 언제나 그대의 몫이에요

 

언제나 그 자리에서

그대의 사랑에 목이 마른 채

살갑게 살갑게

그대를 기다려요.

 

그대

이 봄 잠시라도 잠깐이라도

한 번만이라도 제게 오세요.

- 거북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