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 · 영상글

당신과 나의 겨울이 따뜻했으면 좋겠습니다 / 이채 (낭송) 고은하

청정지역 2017. 12. 8. 20:06

              

당신과 나의 겨울이 따뜻했으면 좋겠습니다 - 이채 / 낭송 고은하 사방의 바람이 병풍처럼 서 있어 햇살이 추운지 집으로 일찍 들어가는 겨울입니다 어디를 둘러봐도 추위와 맞서야 하는 이 겨울엔 당신과 나 가장 낮은곳으로 걸어갑시다. 당신과 나는 지금까지 높은 곳을 향하여 걸어왔고 때로는 숨 가쁘게 뛰어왔습니다. 당신과 나의 남은 눈물이 있다면 그 눈물도 가장 낮은 곳으로 흘려 보냅시다. 이 겨울엔 당신과 나의 가슴도 잠시 접어 두기로 합시다. 머지 않아 바로 봄 가슴에서 먼저 꽃 한송이 피우려면 씨앗 하나 온전히 새가 알을 품듯 품어야 함이니 당신과 나의 가슴도 곱게 접고 접어 신이 당신에게 준 사람의 온기가 식지 않도록 합시다. 그리하여 당신과 나의 겨울이 하얗게 눈꽃으로 피어 서로의 영혼을 따뜻이 덮어 줄 때 두꺼운 외투속으로 추위를 보태는 무게는 더 이상 없을 것입니다. 눈처럼 순결하고 그 맑음처럼 티없는 마음 낮은곳에서 낮은곳으로 흘러 당신과 나의 겨울이 사랑하는 사람의 그 가슴처럼 따뜻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