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 · 고전사

새봄에 가장먼저 피는 꽃나무

청정지역 2019. 2. 28. 19:37


▲ 어여뿐 생강나무 자태 ...

    ♣ 새봄에 가장먼저 피는 꽃나무 ♣


    이른봄에 가장먼저 꽃을 피우는 나무이름이 무엇일까요? 거의 모든 사람들은 '산수유'라 하지요 그러나 산수유 나무보다 먼저 꽃을 피우는 나무가 있어요 이 나무가 바로 '생강나무' 이지요 생강나무는 잎보다 먼저 꽃을 피워 무겁던 산등성이에 봄날개를 달아주지요 "생강나무"는 노란 꽃이 매화처럼 일찍 핀다 하여 황매목(黃梅木)이라 하였으며 동백나무 대신 이 열매로 기름을 짜 사용하기도 하였어요 김유정의 단편소설 <동백꽃>은 순박한 열일곱살의 ‘나와 점순이’ 사이에 벌어지는 야릇한 사랑이야기지요 ‘산기슭에 널려 있는 굵은 바윗돌 틈에 노란 동백꽃이 소보록하니 깔리었다'거나 점순이에 어깨를 짚인 채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버렸다.’ "노란 동백"은 바로 이 생강나무였던 것이지요 소설 끝자락에서 묘사한 ‘알싸하고 향긋한 노란 동백꽃 냄새’는 우둔하고 천진한 ‘나’와 활달하고 앙큼한 ‘점순이’ 사이에서 부푼 꽃내음이지요 "노란 동백꽃"은 세상에 없어요 하지만 생강나무의 코끝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톡 쏘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 모를리 없지요 열일곱살 풋가슴 같은 향기라 할까요? 강원도 정선 아리랑의 한가락을 들어보면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좀 건너주게 싸리골 올동박이 다 떨어진다 떨어진 동박은 낙엽에나 싸이지 사시사철 님그리워 나는 못살겠네" 라는 대목이 나오지요 이 역시 아우라지 나룻터에서 강건너 피어 있는 생강나무의 꽃을 보며 열매를 주으며 만났던 님을 그리워 하는 사연이 담긴 노래이지요 또 대중가요 '소양강처녀'에도 "동백꽃 피고지는 세월이 오면" 이란 가사가 니오지요 이 또한 소양강이 있는 춘천지방에서는 생강나무 꽃을 동백꽃이라 불렀지요 이처럼 중북부 지방에서는 생강나무를 동백나무 또는 동박나무로 불렀어요 생강나무는 잎을 비비거나 가지를 자르면 생강 냄새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지요 생강나무 꽃이 필때면 특유의 향기가 퍼지기 때문에 근처에 생강나무가 있다는 것을 알수 있어요 소설 <동백꽃>에 나오는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는 바로 생강 냄새를 가리키는 것이지요 생강이 아주 귀하던 시절에는 이 나뭇잎을 가루로 만들어 생강 대신 쓰기도 했어요 창경궁 경춘전 옆 낙석재 경계 담장 밑에도 생강나무로서는 거목이랄수 있는 제법 커다란 나무가 자라고 있어요 왕비나 빈의 품계에 오르지 못한 이름없는 궁녀들은 생강나무 기름으로 머리단장 하고 꿈처럼 찾아줄 임금님을 기다렸는지 모르지요 옛날 멋쟁이 여인들의 삼단 머리를 다듬던 진짜 동백 기름은 양반네 귀부인들의 전유물이었지만 서민의 아낙들은 생강나무 기름을 애용하였지요 그래서 일부 지방에서는 "개동백나무" 혹은 아예 "동백나무" 또는 "동박나무"라고 불렀어요 한방에서는 생강나무를 황매목(黃梅木)이라고 하며 생강나무로 이쑤시개를 만들어 사용하였는데 그 향기가 일품으로 민트향이 묻어나지요 또 잎이 세 갈래로 갈라진 중국단풍을 닮아 "삼각풍(三角楓)"이라 하였고 부드럽고 달콤한 생강냄새가 나서 "감강(甘薑)"이라고도 불렀어요 동속의 식물로 고로쇠생강나무, 둥근잎생강나무, 털생강나무가 있지요 봄에 꽃이 핀 생강나무의 잔가지를 꺾어 그늘에 말려두면 오래 두어도 좀체 곰팡이가 피거나 꽃빛이 변하지 않아요 보관이 용이하여 첩약의 활용도가 높고 꽃꽂이소재로도 손색이 없지요 생강나무는 매화처럼 일찍 눈을떠 아직 덜 깬 산중의 둔부를 희롱하는 나무이기도 하지요 생강나무는 가을에는 동물 발바닥 모양으로 생긴 잎이 샛노란 빛깔로 물들어 붉게 물든 가을산에 포인트를 주지요 열매는 처음에는 초록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했다가 늦가을엔 다시 검은색으로 변하는 등 색깔이 세번 변한다 하지요 까맣게 익은 열매와 노랗게 물든 잎이 어울려 보기 좋아요 그런데 생강나무 꽃과 비슷한 꽃을 피우는 나무가 있어요 이 나무가 바로 산수유 나무 이지요 둘 다 아직 찬바람이 가시지 않은 초봄에 노란 꽃망울을 터뜨리는 봄의 전령사들이지요 그런데 둘이 비슷한 시기에 노란 꽃봉오리를 터트리기 때문에 혼동할 경우가 많아요 특히 멀리서 보면 거의 비슷해 구분하기 어렵지요 그러나 산수유와 생강나무는 전혀 다른 나무이지요 생강나무는 녹나무과이고 산수유는 층층나무과로 분류하고 있어요 생강나무는 줄기에 딱 붙어 짧은 꽃들이 뭉쳐 피지만 산수유는 긴 꽃자루 끝에 노란꽃이 하나씩 핀 것이 모여 있는 형태이지요 또 생강나무는 줄기가 비교적 매끈하지만 산수유 줄기는 껍질이 벗겨져 지저분해 보이지요 또한 암꽃과 수꽃이 한 나무에 피는 산수유와 달리 생강나무는 암나무와 수나무가 따로 있어요 . 꽃 필때가 지나면 두 나무를 구분하기 쉬워지지요 나중에 잎이 나는 것을 보면, 산수유 잎은 긴 타원형이지만, 생강나무 잎은 동물 발바닥 모양이지요 가을에 생강나무는 동그란 까만 열매가 열리고 산수유는 타원형인 빨간 열매가 열리는 점도 확연히 다르지요 또 생강나무는 산에서 자생하고, 산수유는 중국이 원산지라 대부분 사람이 심는 것이기 때문에 주로 들에 자생하지요 동백나무라고 하면 요즈음은 꽃을 보기 위해 키우지만 예전에는 열매에서 기름을 짜는 것이 더 중요했지요 하지만 동백나무는 따뜻한 남쪽지방에서만 자라므로 겨울이 추운 곳에서는 이 생강나무의 씨앗에서 기름을 짜서 멋을 아는 아낙네들이 머릿기름으로 사용하였어요 그래서 강원도나 중북부 지방에서는 이 생강나무를 두고 산동백, 올동백, 동박나무 등으로 불렀지요 지금도 시골에 가면 생강나무는 몰라도 산동백 개동백 나무는 잘 알고 있지요 생강나무는 타박상이나 어혈, 멍들고 삔데 등에 신통한 효력이 있는 나무이지요 생강나무를 달인 물을 조금씩 늘 마시면 두통, 기침, 복통 등에 효과가 있어요 또 아이를 낳고 나서 몸조리를 잘 못하여 생기는 산후풍에도 큰 효험이 있지요 특히 아이를 낳거나 유산을 하고 온 몸에 찬바람이 들어와 식은땀이 나고 온 몸의 뼈마디가 쑤시고 시리고 아플때 또 손이시려 찬물에 손을 넣지 못할때 생강나무 달인 물과 메추리알을 한번에 다섯알씩 하루 세번 날 것으로 먹으면 직효라 하지요 생강나무의 씨앗도 약효가 좋은데 까맣게 익은 씨앗을 술에 담가 두었다가 하루에 한두잔씩 마시면 근육과 뼈가 튼튼해지고 머리가 맑아지며 황달에도 좋다 하네요 산골의 아낙들은 봄에 새순이나 어린 잎을 채취하여 나물로 무치거나 찹쌀가루에 묻혀 튀기면 그 상큼한 향기가 가히 일품이라 하지요 이제 머잖아 봄의 전령사 생강나무 꽃이 중부지방에도 수줍은듯 피어 날꺼에요 금년에는 옛 어른들의 머릿기름으로 사용했던 생강나무 꽃향기에 심취해 보는것도 좋을듯 하네요 -* 일송 *- ▲ 동백나무 꽃 ...


    ▲ 생강나무 꽃 ...


    ▲ 이른봄 산에서 흔히 만날수 있는 노란 꽃...


    ▲ 노란꽃이 피는 생강나무를 개동백 또는 동박나무로 부르기도 하지요 ...


    ▲ 가지나 잎에서 생강향이 난다 하여 생강나무라 부르고 있어요 ...


    ▲ 생강나무 줄기는 매끈 하지요...


    ▲ 나무가지를 보면 쉽게 구분이 가지요 ...


    ▲ 생강나무 잎은 동물 발바닥 모양이지요 ...


    ▲ 까만 생강나무 열매...



    ▲ 생강나무 꽃 망울 ...


    ▲ 어렵사리 꽃망울을 터뜨렸어요 ...


    ▲ 산수유꽃. 긴 꽃자루 끝에 노랗고 작은 꽃들이 폭죽이 터지는 것처럼 피어 나지요...


    ▲ 산수유는 껍질이 벗겨진듯 거칠어요...


    ▲ 산수유 열매 ...


    ▲ 산수유와 생강나무 비교 ...


    ▲ 생강나무는 까만열매가 열리고 산수유는 빨간 열매가 열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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