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 · 영상글

당신은 촛불 / 박광호(낭송) : 김춘경

청정지역 2019. 10. 2. 18:33



 

    당신은 촛불  / 박광호 / 낭송 김춘경  


    (어머니 추모 예배)

     

     

    당신은 저희들의 촛불이었습니다.
    당신을 사르는 빛으로 우리는 밝게 자라고
    당신의 흐르는 눈물로 우리는 깨우침을 알았으며
    우리가 성숙되어지면 될수록
    당신은 점점 사그라지셨습니다.

    우리로 하여 쓰러질 듯 애 끓이고
    모진 삶에 속은 까맣게 타버렸습니다
    우리가 어른이 되어 하나 둘 당신 곁을 떠날 때
    당신은 늘 비워져 갔습니다.

    외로운 밤 홀로 밝히시며
    둥지 떠난 우리들 그리워하실 때
    우리는 까맣게 당신을 잊고 잠들었습니다.
    당신의 기도를 우리는 알지 못한 채
    앞만 보고 산다고
    사는 게 힘겹다고
    뒤에 계신 당신은 보질 못 했습니다

    이제 불혹이 되고,
    이순이 되고,
    고희가 되어서,
    촛불 하나 켜 놓고 머리 조아린들
    당신 떠나신 뒤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
    우리 모두 속죄의 눈물로 용서를 빌 따름 입니다

    이제 우리도 어머니 계신 곳 보입니다
    하나 둘 당신 따라가면
    당신 무덤가에 할미꽃 되어 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