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택시기사와 부녀
어느 날 밤, 한 택시기사가
젊은 여자 손님을 태우게 됐다.
그 여자는 집으로 가는 내내 창백한 얼굴로 멍하니
앞만 바라보고 있어
택시기사는 좀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계속 갔다.
이윽고 여자의 집에
도착하자 이 여자는 지금 돈이 없으니
집에 가서 가져오겠다고 하고선 들어갔다.
그런데 한참을 기다려도
여자가 나오지 않는 것이 아닌가! 화가 난 택시기사는
그 집 문을 두드렸다.
잠시 후, 안에서 중년의 남자가 나왔다.
택시기사는 자초지종을
얘기하며 남자에게 택시비를 달라고 했다.
그러자 남자는
깜짝 놀라며 잠시 기다리라고 하고선 안으로
들어갔다가 사진
한 장을 들고나와 택시기사한테 물었다.
“혹시 그 여자가 이 아이였소?”
택시기사는
사진을 보더니 그렇다고 했다.
대답을 듣자마자 남자는 대성통곡을 하며 말했다.
“아이고, 얘야,
오늘이 어떻게 네 제삿날인 줄 알고 왔느냐!”
이 말을 들은 택시기사는
등골이 오싹해져 택시비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얼른 택시를 몰고
꽁지가 빠지도록 도망했다.
그 순간, 집 문 안에서 이런 얘기가 흘러나왔다.
“아빠, 나 잘했지?”
오냐, 그런데 다음부터는
밤늦게 다니면 위험하니까 모범택시를
골라서 타도록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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