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 좋은글

절간의 깊은 밤

청정지역 2015. 8. 12. 07:41

 


 

 

 

절간의 깊은 밤

 

야우 / 박 영 춘

 

학이 앉았던 표송

바람 재우려 갓머리 흔드는데

한밤 깊은 도량엔

달빛이 혼자 낙엽을 쓸고 있네

 

밤은 점점 깊어져

어둠은 적막을 벗하는데

물소리는 갈 길이 멀다며

잠도 안자고 바다로 흘려가네

 

산은 비어

솔바람만 서성일 뿐

사위는 고요한데

추억은 골짜기 더듬어 올라오네

 

달빛은 휘영청 밝아

창틈으로 비집고 들어와

베개를 함께 하여

넓은 잠자리를 포근히 좁혀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