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 · 영상글

가을의 노래 (글. 김대규 / 낭송. 김미숙)

청정지역 2016. 9. 11. 08:45

              

 
가을의 노래 / 김대규 詩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떠나지는 않아도 
황혼마다 돌아오면 가을이다.
사람이 보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편지를 부치러 나갔다가 
집에 돌아와보니
주머니에 그대로 있으면 가을이다.
가을에는 마음이 거울처럼 맑아지고
그 맑은 마음결에 
오직 한사람의 이름을 써보낸다.
'주여!' 라고 하지 않아도 
가을엔 생각이 깊어진다.
한 마리의 벌레울음소리에 
세상모든귀가 열리고
잊혀진 일들은 
한잎 낙엽에 더 깊이 잊혀진다
누구나 지혜의 걸인이 되어
경험의 문을 두드리면
외로움이 얼굴을 내밀고
삶은 그렇게 아픈거라 말한다.
그래서 가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