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 · 고전사

처녀 동비(童婢)를 취하는 꾀병

청정지역 2017. 2. 19. 19:27

         

 

 

 

처녀 동비(童婢)를 취하는 꾀병.


 

옛날 어떤 시골에

선비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우둔하였으나

집안이 넉넉하였으며

 

그의 아버지 생원(生員)은

색(色)을 좋아하였다.

 

생원의 집에는

한 어린 여종(童婢)이 있었는데,

나이는 17세이며

 

어릴때부터 생원 부인의

안방에서만 같이 자라고

바깥 출입을 하지 않아

규방 처녀와 다를 바 없어서

그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생원은 그녀를

한번 범하고 싶었으나 잠시도

부인이 방안을 비우지 않았다.

 

그래서 하나의 계책을 세워

하루는 이웃의 절친한 의원인

박씨(朴氏)를 찾아가

그 일을 말하고 부탁하기를,

 

"내가 꼭 병을 앓는 것처럼 할 터이니

당신은 이러이러한 말을 하라.

그러면 좋은 도리가 생긴다." 하였다.

이에 의원은 이를 허락하였다.

 

수일후 밤에 생원이

갑자기 크게 아픈 척하자

집안 사람들이

아들 선비에게 병환이

위독함을 알렸다.

 

아들 선비가 크게 놀라

아버지를 문안하자 생원은

"온몸이 아프고

한기가 들어 몹시 괴롭다." 하며

 

신음하는 소리가 끊어지지 않고

혼미(昏迷) 하여지며

위독해 보였다.

 

선비는 크게 걱정하여

곧 이웃의 박의원을 청하여

진맥케 하였다.

 

진맥하던 의원이

"며칠 전에 와서 뵈었을 때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어떻게 병환이 갑자기

이토록 위독하게 되었소?

 

노인의 맥도(脈度)가 이와 같으니

저의 우견(愚見)으로는

사실 쓸만한 약이 없소이다.

 

다른 명의(名醫)를 찾아 의논하여

약을 짓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아들 선비는 다시 크게 놀라

그의 손을 잡고 애걸하였다.

 

다른 의원이라야 의원님 같지 않고

또 의원님은 아버님의 기품과

맥도를 익히 알고 있는데

어찌 좋은 방법을 생각지 않고

그대로 물러가려 하십니까"

 

 

의원은 얼마동안 깊이 생각하더니,

백약(百藥)이 합당한 것이 없으나

다만 한가지 방법이 있기는 한데

 

얻기가 곤란하고 혹시 잘못쓰면

해(害)가 있기 때문에

답답할 따름입니다.

하고 한숨만 쉬는 것이었다.


이에 아들 선비는

몸이 달아 이렇게 말하였다.

비록 어렵다고 하나,

 

제가 있는 힘을 다하여 구하겠으니

그 순서를 말하여 주십시오.

그러자 의원이 말하였다.
 
병환이 전적으로

한기(寒氣)로 인하여 가슴과

배에 맺혀있으니

남자를 경험하지 않은

16∼17세의 숫처녀를 얻어서

 

따뜻한 방 한가운데에서

병풍으로 바람을 막은 다음

알몸으로 가슴을 서로 마주 대고

안고 누워 땀을 흘리면

 

곧 낫지만 달리 어떠한

약도 소용없으니

내가 생각하기에는

16∼17세의 여자가 상것의 딸이면

남자를 이미 경험한 바가

많을 것이고,

 

여염 양반집 여자는 아무리

한 때 약으로 쓴다고 하지만

즐겨 이 말을 듣겠소?

이것이 말하자면

어려운 일이라는 것입니다.

 

이때 마침 선비의 어머니가

마루에 있다가 의원의 말을 듣고

급히 아들 선비를 불러,

 

"지금 의원의 말을 들었는데

그 약을 얻는게

그리 어렵지 않다."고 말하였다.

 

어떻게 얻습니까?

선비가 묻자 어머니가 말하였다.

 

안방의 여종 아이는

어릴 때부터 내 이불 속에서 자라서

아직까지 문밖 구경을

하지 못하였으니

 

이는 곧 양반집의 규수와

조금도 다를 바 없고 나이 지금

17세이니 만일 약을 구할 수 없다면

이 아이를 한번 약으로

쓰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과연 어머니 말씀대로 해 보겠습니다.

 

선비는 기뻐하면서

의원의 말과 어머니의 말을

그의 아버지 생원에게 고하였다.

 

생원은,세상에 어떻게

그와 같은 약이 있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의원의말이

이와 같다 하니 한번 시험하여

보는 것이 무어 해롭겠는고" 하였다.

 

그날 밤 병풍으로 방안을 가리고

동비(童婢)에게 치마와

저고리 끈을 풀게 하여

생원의 이불속으로 들게 하였다.

 

아들 선비는 문 밖에 나가 있었고,

그의 어머니는 창 밖에 서서

생원이 땀을 내는 것을 살피고 있었다.

 

얼마 후 생원이

그 여종과 함께 운우(雲雨)가

극음(極淫)에 달하는 소리가

요란하였다.

 

그러자 어머니는 중얼거리면서

안으로 들어가며,

 

그것이 무슨 놈의

땀을 내는 약인가?

 

그렇게 해서 땀을 낼 것이라면

왜 나와는 땀을 내지 못하는고?

하고 불평을 하자,

 

따라 들어오던 아들은

눈을 흘기면서

어머님은 어떻게 그렇게도

모르시는 어리석은 말씀만 하시오?

 

그럼 어머니가

숫처녀란 말씀이오?

하니 듣는 사람들이

포복 졸도를 하였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