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잔
토담 박두열 (낭송 고은하)
늦가을 찬 새벽
곱게 물든 단풍잎 끝 이슬로 맺혀
고운 연인 손에 사랑담아 전해주듯
내 가슴에 작은 흔적 하나 남기고
이슬은 내 눈에 들어와 자리를 잡았습니다.
무엇이 그리도 바빠서
사공 없는 삼도천 쪽배 노를 잡으셨나요?
50년을 돌고 돌아
이제야 당신 곁으로 돌아 왔는데...
눈이 보이지 않을 때
당신의 눈으로
아름다운을 분별 할 수 있는 영안을 주셨고
걷지 못하고 있을 때
당신의 그 작은 등을 내주시며
연약하고 가늘은 짧은 다리로
길잡이 되어 올바르게 걷는 법을 배웠고
말하지 못할 때
당신 입을 빌어
따뜻하고 다정스런 사랑을 전할 수 있었고
가슴이 아플 때
당신 가슴에 묻혀
머리보다 가슴으로 포근하게 살포시 안는 방법배워
정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어둠속에서 방황하고 있을 때
똑똑함 보다 지혜로움을 가르쳐 준 당신
웃는 천재보다 우는 바보가 되길 원하셨죠.
죽을 만큼 버거울 때
당신 목소리 듣기 위해 전화기를 들었을 때
미세한 떨림으로 혈관을 타고 들려오는 소리
"아가 괜찮다 괜찮다"
수화기만 들고 아무른 말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말 한마디가
나를 이르켜 세워 버틸 수 있었는데
난 당신을 영원히 놓치고 말았습니다
오늘은 당신 없는 생일상을 차렸습니다.
알고계신가요
하얀 쌀밥 한 그릇에 나물 세 가지
조기 한 마리 그리고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에 간 맞춘 미역국 한 그릇
동짓달 밤하늘 별빛내림은
깨어진 유리조각 보다 더 날카로운
서릿발 치솟게 만들어 가슴을 파고들어도
당신 사랑보다 더 깊이 파고들지는 못했습니다.
다음 생에는 당신과 나 부디
몸 바꿔 태어나
당신에게 받은 한량없는 사랑
사막에 모래 한 알 만큼이라도 보답코져 소원 합니다.
이젠
영원히 마주보고 부를 수 없는 말
어머니!
결국 눈물 잔만 채워 올리고 말았습니다.
용서 하세요 어머니!
걱정 마세요 어머니!
사랑했던 내 어머니!
아~
나 어찌하나
그리워
보고파서
어머니 생신 (음11,27)
어머니 영전에 받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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