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 좋은글

천년 학

청정지역 2013. 4. 3. 09:01





      빛과 어둠이 녹아 든 나이

       



      나이가 들면서
      그 드는 나이만큼 깊어지는 것들이 있다
      .



      군데군데 자리 잡아가는 주름 사이로
      옹송그린 세월을 덧없다고 하지 않는 것은
      세월이 흐르면서
      더욱 아름다워지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



      주름이 늘어간다는 것은
      마음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이 늘어간다는 것이다
      .

      다른 사람의 속도에 신경 쓰는 일보다
      자신이 가진 능력에 맞는
      알맞은 속도를 헤아릴 줄 알게 된다
      .



      평면적으로 보지 않고
      둥글둥글 전체를 보게 되고
      지식보다는 지혜로운 말씀을 따르게 된다
      .



      날카롭던 것들은 유연하게
      ,
      상처는 치유의 흔적으로
      .

      내게 없는 것, 내게서 떠나는 것에 집착하지 않고
      내게 있는 것
      , 내게로 오는 것에
      감사하는 법을 알게 되는 것이
      바로 나무의 나이테같이 세월 앞에
      넉넉해지는 나이 덕분이다
      .



      모두 살아오면서 저마다의 연륜이 몸에 배고
      ,
      인생의 빛과 어둠이 녹아 든
      양만큼
      적절한 빛깔과 향기를 띠는 것이다
      .



      그리고 어느 나이에 이르기 전에는
      이해할 수 없는 감히 도달할 수 없는
      사유의 깊이가 있는 것이다
      .



      -
      인애란 에세이 집
      '그대 홀로 있기 두렵거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