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 시, 낭송 김춘경
이세상에
영원히 소유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이미 떠나 버린 사람의 마음과
무상하게 흘러가는 시간일 것입니다
가는 해는 붙잡을 수 없습니다
아쉬움에 붙들고 싶어도
매몰차게 흐르는 시각은
더 이상 매어 둘 수 없습니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건
사랑하는 이를 보내고 나를 일으켜 세우는
혼자만의 의식같은 것,
어쩌면 과거의 나를 버리고 새로운 나를 찾는
모순의 반복일지도 모릅니다
이루지 못한 꿈을 버려 두고
또 다시 새로운 꿈을 꾸는 것은
지난 시간의 소중함과 아쉬움을 묻어 두고
다가올 희망에 새싹을 틔우는 일..
또 한 해를 보내면서
처음 계획했던 많은 것들
행하지 못한 후회 앞에서
단 한가지라도 이루어 낸 것이 있다면
오롯이 그것에 감사를 드릴 뿐입니다
송구영신(送舊迎新),
이제 잊고 싶은 것들은 보내고
남기고 싶은 것만을 남기며
다가올 더 기쁜 세상을 바라보며
또 다시 새해를 맞고 싶습니다
나를 가장 사랑하는 내 자신과
함께 스쳐 지난 인연들
그리고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새해엔 더욱 행복하라는 인사를 드립니다
"새해 복(福)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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