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 · 고전사

관상보다 심상이 으뜸

청정지역 2018. 12. 31. 19:11


    ◑ 관상(觀相)보다 심상(心相) ◑


    옛날에 어여뿐 처자가 있었는데 한눈에 반한 총각이 이 처자를 짝사랑하여 꼬박 3년간 연애편지를 써 보냈더니 이 처자가 우체부(집배원)와 결혼을 했어요 이처럼 사람 일이란 무작정 노력만 한다고 다 잘되는 것은 아니지요 사람이 살다보면 운도 따라줘야 하지요 "용장(勇將) 위에 지장(智將)이 있고 지장 위에 덕장(德將)이 있으며 덕장 위에 복장(福將)이 있다"는 속설도 그래서 나왔는지도 몰라요 그래서 사람들은 가끔 역술가를 찾기도 하지요 역술가(점집)을 많이 찾았던 한 지인은 “약간의 투자로 농반진반 삼아 운명을 들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예찬론을 폈어요 “서구의 정신과 상담에 해당하는 역할을 우리나라에서는 점집이 상당 부분 대신하는 셈”이라는 말도 덧 붙였지요 역술가들은 수상(手相)보다는 족상(足相), 족상보다는 관상(觀相) 관상보다는 골상(骨相)이지만 이 모든 상은 '심상(心相)만 못하다’는 말을 하지요 이는 자신의 마음가짐에서 모든 길흉화복(吉凶禍福)이 비롯된다는 말이니 가슴에 담아둘 말이지요 중국 송나라 때의 명재상 범문공(范文公)이 젊은시절 당대의 유명한 역술가를 찾아갔어요 이 역술가는 점보러 온 사람이 집 대문에 들어서면 먼저 샛문을 통해서 그 사람의 됨됨이를 파악했지요 그래서 성공할 사람 같으면 정중하게 마당까지 나가서 맞이하고 벼슬도 제대로 못 할 사람 같으면 아예 문도 열어보지 않고 그냥 방으로 들어오게 했어요 사람들은 그런줄도 모르고 이 역술가는 한눈에 사람을 알아보는 신통력이 있다고 탄복했지요 범문공도 자신의 앞날이 궁금해서 이 역술가를 찾아갔더니 문도 열어 보지 않은 채 그냥 들어오라고 했어요 범문공은 역술가에게 물었지요 "제가 재상이 될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역술가는 당신은 절대로 그런 인물은 못되니 헛된 꿈을 접으라고 했어요 그러자 범문공이 다시 역술가에게 물었지요 "그렇다면 의원은 될수 있겠는지 다시 봐 주시지요." 역술가는 의아하게 생각했어요 당시에는 의원이란 직업이 오늘날처럼 대우가 좋은 직업이 아니라 여기저기 떠돌아 다니며 약 행상을 하는 직업이었지요 재상을 꿈꾸다가 못된다고 하니까 돌연 의원이 될수 있겠냐고 묻는 그에게 역술가는 이상하게 생각하며 그 까닭을 물었어요 그러자 범문공이 대답했지요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위해 제 한 몸을 바치고자 합니다. 재상이 되어 나라를 바로잡으면 좋겠지만 안 된다고 하니 나라를 돌며 아픈 사람이라도 고쳐주고자 하는 겁니다." 이 말을 들은 역술가는 큰 충격을 받고 말았어요 그러면서 잠시 생각한후 이야기 했지요 "대개는 사람을 볼때 관상, 족상, 수상으로 보지만 심상(心相)이라는 것도 있소이다 내가 실수를 한듯하오. 당신은 심상으로는 단연 재상감이니 부디 힘써 이뤄 보시오" 이후 범문공은 부단히 노력하여 송나라의 훌륭한 재상이 되어 후세에 크게 이름을 떨쳤어요 이처럼 인간의 심상(心相)이란 그 어떤것 보다도 우선(優先)하는 것이지요 이 심상(心相)을 심성(心性)이라고도 하는데 이 심성을 불교에서는 참되고 변하지 않는 마음의 본체(本體). 진심(眞心)이라 하지요 또 심성이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心)의 성품(性品)이라 했어요 그래서 인간의 됨됨이가 즉 좋은 성품이지요 심성이 착한 사람은 언제나 따스하고 자애롭지요 나보다는 남이 잘되기를 바라고 나보다는 회사가 잘되기를 바라며 개인보다는 국가가 잘되기를 바라지요 그러나 삐뚤어진 심성을 가진 사람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지요 회사는 망하든 말든 내 이익에만 몰두 하지요 진실은 외면한채 거짖 선동에 열을 올리지요 국가의 장래는 생각치 않고 오로지 이념에만 사로잡혀 망국(亡國)으로 가든 말든 상관치 않치요 그래서 인간다운 인간을 지성인(知性人)이라 하고 인간답지 않은 사람을 지식인(知識人)이라 했어요 현대에 와서는 모든 식자(識者)들을 통칭하여 지식인 이라고도 하는데 그러나 지성인과 지식인은 엄연히 다른 부류이지요 그럼 지성인(知性人)과 지식인(知識人)은 어떻게 다를까요? 한마디로 지성인(知性人)은 무슨일이 있을때 모든것은 솔직히 내 잘못이라 인정하고 모든일에 책임을 통감하는 양식있는 사람이고 지식인(知識人)은 어떠한 구실을 핑계삼아 모든것은 내 책임이 아니라 남이 잘못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회피하며 모든것을 네탓으로 돌리는 사람이지요 속칭 "내로남불"의 표상이지요 예를 들면 연로하신 할머니가 수레를 끌고 힘겹게 언덕길을 오르면 지성인은 달려가서 힘겨운 할머니를 도와주지만 지식인은 못 본체 외면하고 지나가지요 또 지하철 선로위로 사람이 떨어 졌을때 지성인은 불문곡직 뛰어내려 사람을 구해 내지만 지식인은 못본체 외면하고 그 자리를 피하고 말지요 한마디로 지성인은 많이 알지 못하고 가난하여도 인간의 양심(良心)이 어떤것인가를 아는 것이고 지식인은 많이 알지만 양심(良心)같은것은 버리고 사는 부류이지요 양심(良心)이란 한마디로 선악을 판단하고 선을 명령하여 악을 물리치는 도덕의식이 있는 사람이지요 그래서 이 사회는 지식인 보다는 지성인이 많은 사회가 되어야 하지요 지성인이 많은 사회는 언제나 따스하고 훈훈하지만 지식인이 많은 사회는 차겁고 냉혹하고 비판적이지요 한마디로 비 인간적인 사회보다는 인간다운 인간이 많은 사회 편가르기 보다는 더불어 함께하는 사회 정의가 살아 숨쉬는 사회 내로남불이 아니라 다함께 책임지는 사회 어찌보면 우리사회는 지식인이 많아 민주화는 빨리 이루어 졌지만 정작 지성인을 필요로하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였어요 그래서 민주주의의 속살을 가득 채울 진정한 지성인과 교양을 갖춘 시민의식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지요 여기서 교양이란 사욕(私慾)을 절제할수 있는 힘인 것이지요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는 지성인 보다는 지식인이 판을치고 있으며 교직자들은 살아남으려면 남을 밀치고라도 앞서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어요 가정과 학교 직장에서까지 희생과 나눔보다 경쟁과 승리를 강조했고 깨끗한 실패보다 더러운 성공을 모델삼아 달려왔는지도 몰라요 어렵고 힘든자들을 어우르고 더디게 가더라도 함께하는 더불어 풍요치는 않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념을 떠나 내 조국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 가짐이 필요한 때인것 같아요 나라가 없으면 국민도 없고 국민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는 것을 명심 또 명심해야 하지요 -* (일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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