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 좋은글

애당초 잘못 만난 인연

청정지역 2015. 5. 26. 10:09

 

 

 


 


 

    애당초 잘못 만난 인연

     

    너 없이는 한시도 못 살 것 같아

    정말로 나는 너와 헤어지기 싫었다

     

    마누라 없이는 살아도

    너 없이는 도저히 못살 것 같아

    너를 항상 곁에 두고

    밤낮 너의 입을 빨고 몸을 불살랐는데

     

    급기야는

    네가 나를 하도 이렇게 못살게 굴어

    하는 수 없이 헤어지기는 했다만

     

    네가 애타게 그리울 줄 알았는데

    반대로 마음이 왜 이리 가벼운지

    날아갈 것 같은 희한한 기분이다

     

    너와 헤어지고 난 그날부터 나는

     

    기억력 좋아졌지

    시력 좋아졌지

    소화 잘 되지

    혈액순환 좋지

    기침가래 안 나오지

    물론 냄새도 안 나지

    잠 맛은 꿀맛이지

     

    어디 그뿐인가

     

    얼굴빛 좋아지지 살결 고와지지

    손자 손녀가 뽀뽀 잘해 주지

    좋은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

     

    그러니 너와 나는

    애당초 잘못 만난 인연이었어

     

    이제는 두 번 또다시

    너를 결코 만나지 않으리라

     

    맹물 마시고 너를 잊으리라

     

    그립고 그리웠던 꽁초여

     

야우 / 박 영 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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