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 좋은글

어느 양노원에 놓여있던 글

청정지역 2015. 7. 16. 07:54

 

 

어느 양노원에 놓여있던 글

 

열심히 살 때는 세월이

총알같다 하고,화살 같다 하건만,

할 일 없고 쇠하니

세월가지 않는다 한탄 하시더이다

 

정신 맑으면 무엇하리요

자식 많은들 무엇하리요

보고픔만 더하더이다..

 

차라리

정신 놓아버린 저 할머니 처럼

세월이 가는지,자식이 왔다 가는지,

애지중지 하던 자식을 보아도

몰라 보시고 

 

그리움도 사랑도

다 기억에서 지워버렸으니

그저 천진난만하게도

하루 3끼 주는 밥과 간식 만이

유일한 낙이더이다

 

자식 십여 남매 있음 무었하리요

이 한 몸 거할 곳 없더이다,

아들 딸 자식들 유명인사 무엇하리요

이 한몸 갈 곳 없어 여기까지

흘러 흘러 왔더이다

 

허리뛰 졸라매고 최고학벌 자랑하며

고생도 보람으로 알고

자식 뒷바라지 했든들 무었하리요

작디작은 이 한 몸,

자식아닌 사람 손에 매인것을..

 

인생 종착역인 이곳까지가

멀고도 험하였으리

종착역에 벗은 많으나

마음 나눌 곳 없어 외롭더이다

 

앞을 못보는 사람,

듣지 못하는 사람 속에

맑은 정신은 더 외롭더이다

 

치매로 정신을 망각함은

차라리 고통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몸 쇠하고 정신 맑으면 무엇하리요

괴로움만 더한 것을....

 

가는 마당에 야속함도

사랑도 그리움도 추억도,

정신에서 모두 내려놓으니

차라리 마음이 홀가분 할뿐

 

모진 비바람 다 지나간,

조용히 흐르는 저 호수같은

잔잔한 마음으로 돌아갈 뿐인것을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