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 · 영상글

가을편지 / 손성태 (목소리 허무항이)

청정지역 2016. 11. 22. 09:21

     

      

 
  
가을편지 2 / 손성태 (낭송 허무항이) 
비가 몹시도 내리고 바람 또한 모질었습니다 
무성한 그리움은 가랑잎과 삭정이로 
끝내 떨어져, 길은 흐립니다' 
몸살을 앓은 퀭한 눈들이 
가지 사이사이 붙어 있습니다. 
울먹이던 눈을 바라보면서도 
또 만날 수 있으리라 여겼었지요. 
길은 여럿 있었지만 
길들여진 길만 미끄러지듯 갈뿐 
그대를 그리워하였으나 그리워하지는 않았지요 
온종일 그대만을 생각하는 바보였지만 
가지 못하는 바보였지요 
기억은 멀어지고 길은 흐릿합니다 
하지만 
앙상한 가지처럼 또렷이 
길을 여는 것은 
그 리 움의 숫자 
010 0101 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