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 · 고전사

마부가 말을 되찾은 이유

청정지역 2017. 4. 21. 20:51

 

 

 

마부가 말을 되찾은 이유

 



여러 나라를 다니며

방랑 생활 하던 공자가 길에서 잠시 쉬는데
타던 말이 농부 밭으로 들어가

농작물을 망쳐 버렸다.

 


화가 난 농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 말을 끌고 가 버렸다.


공자가 제자들에게 물었다.
누가 가서 말을 되찾아오겠느냐?"
제가 가서 찾아오겠습니다.

"평소 말주변이 좋은 제자 자공이 나섰다.


그러자 마부도 함께 나서서 말했다.
아닙니다. 이 일은 말을 잘 지키지 못해서

생긴 일이므로 제가 찾아오겠습니다." 


그래도 자공이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공자의 말에 자공이

어깨를 으쓱이며 농부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자공이 입이 닳도록 빌고

설득해도 말을 돌려주지 않었다.
그렇다고 잡혀 있는 말고삐를

강제로 빼앗아 올 수도 없는 일이어서
자공은 맥 빠진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이번에는 마부를 내보냈는데,

웃으며 다가가 농부에게 말했다.
당신이나 나나 다 같은 농부가 아니오?

 


내가 깜빡 조는 사이에 말이

밭으로 들어갔으니 이해하시구려."
마부의 이 말에 농부가 허허 웃더니

군말 없이 말을 되돌려 주었다.


유유상종이라 하여 사람들은

같은 무리끼리 어울리는 경향이 있다.
서로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껴

쉽게 동정하고 이해하고 공감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도 선비인

자공보다 배우지 못한 마부가
더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다.


자공이 마부와 똑같은 말을 해도

농부는 그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을 것이다.
자공의 선비 복장과 말투에서

농부는 이미 거부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공자는 왜 처음부터

마부를 보내지 않고 자공을 보냈을까?


공자가 마부를 먼저 보내면

자공은 속으로 불만을 품을 것이다.
그 정도는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자만에

서운한 감정을 품을 것이다.


 

공자는 자공이 실패하여 자신의

능력에도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했고,
또한 상대에 따라 사람마다

역할이 다르다는 것을 가르쳤던 것이다.

많이 배웠다고 세상일이

뜻대로 풀리는 것은 결코 아니다.
마음속의 교만을 없애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릴 때

만사가 보다 쉽게 해결된다.

그렇지 않고 문제를 너무

가볍게 보고 아무렇게나 행동하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번번이 고전할 것이다.
많이 배운 사람일수록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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