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 · 고전사

용암사 마애이불입상

청정지역 2017. 5. 15. 22:11

용암사 마애이불입상


득남의 영험이 있는 마애이불

관련 문화재 : 경기 파주 용암사 마애이불입상(보물 제93호)

고려 13대 왕이었던 선종(宣宗, 재위 1084∼1094)은 뒤를 이을 후사가 없어 고민하고 있었다.
첫째부인인 왕후에게서 아들이 없었고 둘째부인에게서도 아들이 없자

 왕실에서는 셋째부인인 원신궁주를 맞이하며 후사를 이으려 했으나 원신 궁주에게도 태기가 없었다.
원신 궁주도 태기가 없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불심이 돈독했던 원신 궁주는 궁궐안에 불단을 마련해 놓고 매일 치성을 올렸다.

그런데 원신 궁주가 기도를 하기위해 방에 들어가면 궁녀들은 연신 이상한 징후를 발견하곤 했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원신 궁주가 들어간 방에서 광채가 발해지는 것이었다.
그러나 원신 궁주가 기도를 마치고 나오면 그 방의 광채도 사라졌는데

그 광채는 밝아 한번은 멀리서 불단을 바라본 내관들이 불이 난 줄 알고 허둥지둥한 일까지 발생했다.
원신 궁주가 기도를 할때면 기도를 하는 방에서 광채가 발해진다는 소문은 궁 안에 퍼졌다.

그러던 어느날 원신 궁주의 꿈에 두 명의 도력 높은 스님이 나타났다.
“소승들은 장지산 남쪽 기슭에 사는 수행승인데 너무 배가 고파요,

시주님께서 소승들에게 먹을 것을 구해서 좀 주시오.”

원신 궁주는 두 스님들이 사는 거쳐를 자세히 물어보려 하는 순간

두 스님은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꿈에서 깨어난 원신궁주는 이상한 예감이 들었다.

“필시 보통꿈은 아닌 게야. 스님들이 꿈에 나타난 것을 보면.

그것도 한 분도 아니고 도력높아 보이는 두분의 스님들이 나타난 것은

 필시 좋은 일이 일어날 것임을 암시해 주는 걸 거야.”
원신 궁주는 급히 선종을 알현하고 지난밤 꿈속에 일어난 일들을 자세하게 고했다.

원신 궁주로부터 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선종은

그 꿈이 예사로운 꿈이 아님을 직감하고 신하들을 파주 장지산으로 급파했다.

“장지산을 샅샅히 뒤져보거라. 거리에 필시 스님들이 수행을 하고 있을 것이야.

반드시 그들을 찾아 융숭히 대접해야 한다.”
선종의 명령을 받은 신하들은 장지산으로 달려가 온 산을 샅샅히 뒤졌다.
하지만 움막 한곳도 발견하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다.
“전하. 장지산을 다 찾아보았으나 개미새끼 한 마리도 발견하지 못하였사옵니다.

다만 장지산 중턱에 큰 바위 두개가 스님 모습처럼 서 있을 뿐이었사옵니다.”

선종은 다시 명령을 내렸다.
“그렇다면 석공을 시켜 그 큰 바위에 스님의 모습을 새기도록 하라.”

명령이 시달되자 고려에서 내노라하는 석공장인을 차출해 원신궁주가 구술해준 모습대로

거대한 바위에 도력놓은 스님의 모습을 새기기 시작했다.

마지막 점안법회를 봉행할 때는 임금과 원신궁주도 새롭게 태어난 모습을 친견하러 현장에 참석했다.
장막에 가려진 석불의 모습이 드러나자 백성들은 일제히 “저 분은 미륵부처님이야.

그것도 두 분의 미륵부처님, 그러니 쌍미륵부처님인게야”라며 절을 하기 시작했다.

선종은 원신 궁주에게 말했다.
“부인. 그대가 본 것은 스님이 아니라 미륵부처님인가 보오.

백성들이 저렇게 미륵부처님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하는 모습을 보니

필시 부인은 미륵부처님을 선몽한 듯 하오.”

선종은 미륵부처님 옆에 사찰을 지어 혜음사(惠 陰寺)라 부르고

왕실의 원찰로 삼겠다고 공표했다.

바로 그해 원신 궁주의 몸에서 태기가 감지됐고,

이 인연으로 태어난 왕자가 ‘한산후’인 ‘왕윤’이었다.

하지만 선종이 죽은 뒤 어린 헌종이 즉위하자 원신 궁주의 오빠가 반역을 꾀하였다는 죄명으로 처형됐으며

 원신 궁주도 왕자 한산후와 함께 유배된 뒤 생사여부를 알 수 없게 됐다고 한다.

이렇게 조성된 마애불이 지금의 경기 파주 용미리 용암사의 마애이불입상이며

이 마애이불에 옭혀 내려오는 이야기로 인해 득남을 원하는 불자들이 많이 찾아 기도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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