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 · 영상글 1277

치자꽃 설화 / 박규리(낭독) :무광

치자꽃 설화, 박규리                                    사랑하는 사람을 달래 보내고돌아서 돌계단을 오르는 스님 눈가에설운 눈물 방울 쓸쓸히 피는 것을종탑 뒤에 몰래 숨어 보고야 말았습니다아무도 없는 법당문 하나만 열어놓고기도하는 소리가 빗물에 우는 듯 들렸습니다밀어내던 가슴은 못이 되어 오히려제 가슴을 아프게 뚫는 것인지목탁소리만 저 홀로 바닥에 뒹굴다끊어질 듯 이어지곤 하였습니다여자는 돌계단 밑 치자꽃 아래한참을 앉았다 일어서더니오늘따라 가랑비 엷게 듣는 소리와짝을 찾는 쑥꾹새 울음소리 가득한 산길을휘청이며 떠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나는 멀어지는 여자의 젖은 어깨를 보며사랑하는 일이야말로가장 어려운 일인 줄 알 것 같았습니다한번도 ..

낭송 · 영상글 2019.02.14

사람이 그리워야 사람이다 / 양 광모(낭독) : 이베다

사람이 그리워야 사람이다/양광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니따뜻한 것이 그립다  따뜻한 커피 따뜻한 창가따뜻한 국물 따뜻한 사람이 그립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조금이라도잘 하는 것이 있다면 그리워하는 일일 게다  어려서는 어른이 그립고나이 드니 젊은 날이 그립다   여름이면 흰 눈이 그립고겨울이면 푸른 바다가 그립다  헤어지면 만나고 싶어 그립고만나면 혼자 있고 싶어 그립다  돈도 그립고 사람도 그립고어머니도 그립고 아들도 그립고네가 그립고 또 내가 그립다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졌다  어떤 사람은 따뜻했고어떤 사람은 차가웠다  어떤 사람은 만나기 싫었고어떤 사람은 헤어지기 싫었다  어떤 사람은 그리웠고어떤 사람은 생각하기도 싫었다  누군가에게 그리운 사람이 되자사..

낭송 · 영상글 2019.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