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랑전설
전체줄거리 밀양 부사의 딸인 아랑은 매우 아름다웠다.
하급관원인 통인은 그녀의 미모를 탐해 아랑의 유모를 사주하여 아랑을 유인했다. 통인이 아랑을 겁탈하려고 하자 아랑이 저항하여 통인이 아랑을 죽이고 사체를 유기했다. .
이후로 아랑은 자신의 원을 풀기 위해 새로 부임하는 부사를 찾아갔다. 그러나 부사들이 귀신인 아랑을 보고 놀라서 자꾸 죽는 것이었다. .
흉흉한 소문이 돌자 밀양에 부임하려는 자가 없었다. 그때 자원하는 사람이 있어 밀양 부사로 부임했다. 부사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밤이 되길 기다렸다. .
밤이 되자 아랑 원혼이 나타나 자신의 원을 풀어달라고 하며 범인 색출 방법을 알려주었다. 다음날 부사는 관원들을 모두 모아놓았다. .
그때 나비 한 마리가 통인의 머리 위를 날아다녔다. 부사가 통인을 죽이고 아랑의 사체를 찾아 장사 지내주었다
감성이야기옛날에 밀양 윤부사에게 아랑이라는 아름다운 딸이 있었다. 아랑은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유모의 손에서 자랐다. .
그런데 관아에 총각인 통인이 하나 있었는데 이런 아랑의 미모를 보고 자꾸만 나쁜 욕심이 생겼다. .
결국 궁리를 하다가 유모를 불러냈다. 그리고는 밤에 아랑을 유인해주면 많은 돈을 주겠다고 하였다. . 어느 날, 아랑이 별당에서 책을 보며 저녁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유모가 다가왔다.
“아씨, 오늘 달도 좋은데
영남루 구경이나 갈까요?” . 아랑은 솔깃했다. 혼기가 다 된 처녀가 함부로 나다니면 안 된다고 주의를 주던 아버지 때문에 늘 별당에서 혼자 지내던 터였다. .
아랑은 두려움 반, 설레임 반으로 유모와 영남루로 향했다. . 보름달이 훤한 영남루의 경치는 일품이었다. 아랑은 입을 닫지 못하고 주의를 둘러보았다. 그때 영남루 옆 대밭에서 음흉한 미소를 품고 나타나는 이가 있었으니 통인이었다.
통인이 눈짓을 주자 유모는 슬며시 뒷걸음질을 쳐 아랑을 혼자 두고 가버렸다. 아랑이 넋을 놓고 구경을 하는 동안 통인은 아랑의 뒤태를 보며 조용히 접근했다. .
한참 뒤 아랑이 이상한 느낌이 들어 뒤를 돌아보니 유모는 온 데 간 데 없고 통인이 서 있었다. .
순간 아랑은 낌새를 차리고 자리를 피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통인은 아랑을 가로막았고 아랑은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 “무슨 짓이냐?”
“제 신분으로는 아씨를 어찌 할 수 없으니 이 방법밖에는 없지 않습니까? 딱 한 번 품어보자는 것인데 어찌 이리도 화를 내십니까?”
통인의 방자함이
도를 넘어서고 있었다. 아랑은 다급해서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통인은 아랑의 입을 우악스럽게 막고 아랑을 번쩍 들어 대숲으로 향했다. 아랑은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그러나 힘 센 남자를 저지할 수는 없었다. .
그래도 아랑은 몸부림치고 소리를 지르며 통인을 노려보았다. 통인은 겁을 주려고 가져온 칼을 꺼내서 아랑을 겨누었지만 아랑은 아랑곳하지 않고 저항했다. .
아랑의 저항이 더 심해지자 당황한 통인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렇다고 아랑을 그냥 보내면 당장 부사의 손에 죽을 것만 같아 겁이 났다. .
통인은 그만 칼로 아랑을 찔러 죽였다. 그리고 땅을 파서 아랑을 묻고 얼른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날,
부사는 아랑이 사라진 것을 알고 유모를 찾았지만 유모는 이미 통인이 준 돈으로 도망간 뒤였다. 관원 하나가 유모와 아랑이 밤에 나가는 것을 보았다고 하자 근처를 수색했다. .
그러나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오랫동안 수색을 했지만 단서를 찾을 수 없었다. .
부사는 혹 밤에 나갔다 아랑과 유모 모두 호랑이에게 잡힌 것은 아닌가 하여 수색을 포기했다. 그리고 딸을 잃은 슬픔을 이기지 못해 관직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 그 뒤부터 이상한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새로 부임하는 부사마다 부임한 첫 날 밤에 변사체로 발견되는 것이었다.
흉흉한 소문이 돌면서 도성에서는 밀양으로 부임하는 것을 꺼리게 되었다. .
그때 한 사람이 자청해서 밀양 부사로 부임하였다. 부사는 밤이 되자 마당에 불을 밝히게 하고 글을 읽었다. .
밤이 깊자 바람이 심하게 불더니 마당의 불이 꺼지고 문이 확 열렸다. 그러더니 산발을 한 아랑이 피를 흘리며 들어왔다. .
부사는 무서웠지만 정신을 바짝 차리고 큰 소리로 꾸짖었다. . “오라, 네가 구관 부사들을 죽인 년이로구나. 너는 사람이냐, 귀신이냐? 대관절 무슨 일이기에 감히 부사의 방에 침범하여 사람을 죽인단 말이냐?”
아랑은 나는 듯이 부사 앞으로
오더니 절을 하고는 앉았다. . “저는 구관 윤부사의 딸 아랑입니다. 헌데 억울한 죽임을 당하여 원을 풀지 못하다가 새로 부임하는 부사님을 찾아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저의 끔찍한 몰골을 보고 . 모두 놀라서 죽으니 어찌 저의 소행이라 하십니까? 부사님께서는 담대하신 분인 듯 하오니 저의 말씀 좀 들어주십시오.” . 그리고는 죽은 사연을 말해주었다.
“내일 관원들을 모두 모아 놓으면 제가 범인을 지목하겠습니다.”
다음날,
관원들은 으레 부사가 죽은 지 알고 관을 준비해서 왔다. .
그런데 방에서 부사가 멀쩡하게 살아 나오는 것이었다. .
관원들이 놀라서 우물쭈물하고 있는데 부사가 모든 관원들을 모아놓으라 명하였다. .
관원들이 모두 모이자 나비가 날아 들어오더니 통인의 머리 위를 날아다녔다. . ‘흠, 저 놈이로구나.’ . 부사는 통인을 붙잡게 하고 자백을 받아냈다. 그리고 아랑을 유기한 장소를 물어본 뒤 참형에 처했다.
영남루 옆 대숲에서 아랑의 사체를 발견하였는데 죽은 지 3년이나 된 시체가 썩지 않고 그대로였다. .
아랑의 몸에서 칼을 빼내니 살은 사르르 녹아 없어지고 뼈만 남았다. .
장사를 지내주고 아랑각을 지어 매년 제사 지내게 하니 그날 밤 아랑이 생전의 고운 모습을 하고 다시 부사를 찾아와 절을 하고 돌아갔다. 이후로 부사의 명성이 자자해졌고 밀양은 다시 평화를 찾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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