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 좋은글

여인의 꿈

청정지역 2013. 2. 27. 14:56

 

  


 

♡ -  여인의 꿈 - ♡


 

                   느림보 거북이/글

 

 

역사야 ~세월아
두고 두고 내 이름을 불러다오
잊지말고 내 이름을 불러다오

 


억울하고 서럽게 태어나
수렴첨정 부귀영화 한번
옥골휘게 누려 보자구나

 

 

하루밤 꿈이면 어떠랴
질곡의 천한 신분이면 어떠랴

 

 

우여곡절 몸부림끝에
날으는 새도 떨어 뜨리는
세도벼슬 영의정
귀하신 몸
윤원형이 내 낭군이고
내 사랑이 되었느니라....

 

 

임금은
본시 내 아비가 양반임에도
어미가 천한 관비라 하여
어미 혈통 이어 받으라 찍어
사나운 팔자 상것이 되었느니..

 

 

이에 어찌 한이 없겠느냐
추녀 끝에 걸린 달빛에 억하심정
옹골진 한을 가슴에 품고
잘난 양반 능멸하고 싶구나

 

 

서슬 퍼런 세도가의

구린네는 어찌 다를까
찢기는 아픔을 견디며
내 치마폭에 영의정을 옭아매니
권세는 절로 따르고
조선이 내 치마속에 놀더라

 

 

문무백관의 저 허리를 보아라
상것들 허리보다 지조가 없구나

 


                                       벌레같은 내게 조아리는
                                       탐관오리들의 빠진 쓸개를 보아라

 

 

국법도 나를 위해 춤추느니
주상이 나를 정경부인이라 칭한다

 

피는 그대로 인것을.......
나는 그대로 인것을.......

 

저자 거리의 백성들이 비웃느니

주막마다
임금과 벼슬아치들을 조롱하뇨니

 

 

신분과 귀천이 널뛰는
구역질 나는 세상이란다
권세란 백성의 것이란다

 

 

귀를 틀어막고 눈가린
백성은 할 말 못해 서럽게 운다

 

이리저리 시달려 조린배에서
통곡의 소리는

지천에서 들리뇨니

 

 

어쩌리..어찌하리
갸녀린 버들가지 나풀대듯
내꿈이 일장춘몽 인것을..

 

밤은 깊어도 역모와

권모술수는 영원한 것을....

 

 

사대부들은
내게 올가미를 씌워놓고
두고 두고

화냥년이라 할 것이다


그래도 역사는 말할 것이다
나를 잊지 않고 말 할 것이다

 

 

여인의 치마폭은 작아도
세상을 모두 담았노라고
이치가 바른 치마폭에 삐틀어진
세상을 보듬고 하직 했었노라고....

 

 

이제 한이 없느니
이제 여한이 없느니
하늘같은 내 사랑하는 낭군과
사약 앞에 놓일 운명인 것을..

 

 

역사는 나를 기억하고
세월은 난정이를 인정하뇨니


 

내님과 함께 죽는다 하여도
사랑하며
사랑하며
극락으로 떠남을 본보기로
되새김을 하뇨니..........

 

 

꽃잎은 이제
독약 사발을 든채 떨어지느니
아름다운 꽃인들
명이 다 하면

이리 가엽게 떨어 지느니

 


서린 한 가슴에 묻고
내 사랑 하는 님과

가노니

가노니

사랑안고 저 세상 가노니....

 

 

- - - 이글은 정난정의 이야기 입니다- - - - -


[사대부들의 ‘公公의 敵’ 정난정]


정난정은 윤원형의 본처를 몰아내고 독살시키면서
정실부인이 되고 윤원형과 함께 을사사화를 일으켜
권세를 움켜쥔다. 또한 문정왕후의 신임을 얻어
정경부인이라는 칭호를 받지만 문정왕후의 죽음과 함께
권세를 잃어 윤원형의 유배(流配)길을 같이 가다가
같이 음독자살한다.


정난정이 백성들의 돌팔매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고도 한다.

• 兩班 嫡子의 나라, 朝鮮

정난정의 아버지 정윤겸(鄭允謙)은 부총관을 역임한
양반이었지만 어머니는 군영에 소속된 관비(官婢)였다.


조선은 양반수의 증가를 막기 위해 신분이 다른
두 남녀 사이에서 난 자식은 어머니의 신분을 따르는
종모법(從母法)을 실시했는데, 난정은 이 법에 따라
출생과 동시에 천인(賤人)이 되었다.

정난정은 의무만 있고 권리는 없으며 심지어 물건처럼
매매되는 신세를 저주했다. 결혼해서 자식을 낳으면
자신을 따라 천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그녀를
더욱 절망케 했다. 중국은 서얼을 그다지 차별하지
않는다는데 왜 조선만 유독 적서(嫡庶)를 구별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것은 현실이었다.


조선은 오직 양반 적자(嫡子)만을 위한 나라였다.

느림보 거북이/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