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 · 고전사

사돈끼리 바꾼 소가 무슨잘못

청정지역 2017. 1. 30. 17:19

 

  

 

<야화>소가무슨 잘못   

  웃을 일 없는 세상.

이첨지는 황소를 몰고 장으로 갔다.

소 장터는 거간꾼들이 흥정을 붙이고
살 사람 팔 사람은 값을 깎으랴,
올리랴 부산하게 떠들어댔다.

  

  [포토] 소가 무슨 잘못

 

이첨지는 황소를 팔아서 암소를 살 참이다.

여기 기웃, 저기 기웃 소값을 알아보다

 

 

“사돈”


소리에 뒤돌아보니 사돈도 소 고삐를 잡고 있다.
“어쩐 일입니까, 사돈?”
이첨지가 묻자 사돈이 말했다.

 

  2014년 5월 3일(음력 4월 5일) 甲戌 토요일


“이 암소를 팔러왔지 뭡니까,
이걸 팔아 황소를 사려고요.”

 

  소가 무슨 잘못? ♣ 소가 무슨 잘못 ㅅ


“나는 이 황소를 팔아 암소를 사려던 참인데.”
두 사돈의 필요조건이 두 동강난 사발,
이를 맞추듯 서로 똑 떨어지게 맞았다.

 

소가 무슨 잘못 잊혀진 정월대보름의 풍습들

 

“우리 서로 바꿉시다.”
“암, 그래야지요.” 
  

 

소가 무슨 잘못 ?

 

둘은 소 고삐를 바꿔 쥐며 거래를 끝냈다.
“사돈, 내가 오늘 사돈을 만나지 않았다면
이 황소를 파느라 애를 먹을 것은 둘째치고
거간꾼에게 구전을 얼마나 뜯겼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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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전을 벌었으니 제가 구전만큼 한 잔 사겠습니다.”

둘은 주막집 마당 구석에 소 두 마리를
매어두고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소가 무슨 잘못 소가 무슨 잘못 ? 소가 무슨 잘못 ?

 

“우리 딸년이 사돈을 잘 모시는지

자나 깨나 걱정입니다.”

 
“우리 집에 복덩이가 들어왔습니다.
걔가 우리 집에 오고 난 후 해마다
논 한 마지기를 삽니다.”

 
화기애애하게 이첨지와 사돈은 대낮부터
부어라, 마셔라 호리병이 앉아 있을 사이가 없다.
얼마나 마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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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첨지가 계산을 하고 나오자 사돈이 말했다.
“구전은 나도 벌었지요.”
둘은 다른 주막에 가서 또 술판을 벌였다.
이첨지가 말했다.

  

“내 황소를 팔고 사돈 암소를 판 구전은
우리가 찾아 먹었지만
내가 암소를 사고 사돈이 황소를 산 구전은

 

   야화 사돈끼리 황소 바꾸다 부인까지 바뀐사연

 

아직 남았잖소.”

“맞아, 맞아.”

  

그들은 말도 서로 놓으며 또 다른 주막에 가서
밤 깊은 이경까지 술이 술을 마셨다.

 
주막을 나와 고주망태가 된 이첨지는
사돈과 바꾼 암소에 올라타고,
사돈은 이첨지의 황소를 타고 각자의 집으로 갔다.

 

암소 등에서 떨어지다시피 내린 이첨지를
마누라가 부축을 하며
“모두 영감 기다리다 이제 잠들었소. 조용히 하세요.”

   야화 - 소가 무슨 잘못? 소가 무슨 잘못 

이첨지는 안방으로 들어가자
옷을 훌훌 벗어던지고 마누라를 껴안았다.

 

마누라는 술 냄새가 코를 찔러 고개를 돌렸다.
날이 새자 한 이불 속에서
벌거벗은 이첨지와 안사돈이 비명을 터뜨렸다.

 

소가 무슨 잘못? [야화] - 소가 무슨 잘못?

 

거의 비슷한 시간에 감골 이첨지의 집 안방에서도

비명이 터졌다.

 

소 잘못이 아니다
소는 주인이 바뀐 줄도 몰랐고,
새 주인의 집도 몰랐다.

  

고주망태를 태우고 그저 자기 살던 집으로 갔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