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내 어머니
어젯밤 꿈속에 어머님을 뵈었습니다
하얀 한복을 곱게 입으시고
저를 위해 웃으시던 어머니
생전에 못 다한 효도
스님되어 갚겠습니다
-어머니/법담스님-
모시치마 꺼내입고 장보러간 어머님을
고갯마루 바위 턱에 맨발로 걸터앉아
개똥참외 먹고 싶어 한없이 기다렸지
어머니 보고파서 그 자리에 다시 서니
솔새는 날아와서 내 꿈만 쪼아대고
구름은 흘러와서 내 몸만 태워가네
이제는 한송이 꽃이 되신 내 어머니
이제는 오지못할 아주가신 내 어머니
보고싶은 내 아들 도균아
모진 병마와 싸우느라고
펜을 쓸 기력조차 나지 않아서
이제야 펜을 들었단다
펜을 드니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는구나
목이 메이고 눈물이 흘러서 쓸수가 없구나
병고의 고통보다는 아프지 않고
죽음의 길 정말로 두렵지 않지만
보고싶은 우리 아들을
군에 보내놓고 눈을 감으려고 하니
아무리 생각을 하고 또 해도
눈을 감을 수가 없구나
현재 수혈을 해야만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너의 현재 위치는 군 생활에 충실히
보내기를 바랄뿐이다.
11월 22일 휴가때 만나기를
손꼽아 기다리면서
-1990년 11월 8일 엄마로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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