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 · 고전사

임갈굴정(臨渴掘井)

청정지역 2022. 3. 7. 20:04

 



임갈굴정(臨渴掘井)
갈증이 나면 우물을 판다.

 

 



안자춘추에 있는 제나라 재상

'안영'의 대화 내용이다.

 


춘추시대 노나라 소공이 도망쳐

제나라에 몸을 의탁하였다.



제나라 경공이

도망친 원인을 묻자 소공은

자신을 보좌할 충신을

등용하지 않고 주변에

 

 

'간신과 소인배'만

두었기 때문이라고 술회하였다.



경공은 소공이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고 있다고
생각하여 안영에게 묻는다.



"소공이 다시 노나라로 돌아가면

현명한 군주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



이 질문에 대한 안영의 대답이다.



"그렇지 않습니다.
무릇 어리석은 자는 이것 저것

많고 불초한 자는 스스로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물에 빠진 자는

수로를 살피지 않았기 때문이며

길을 잃은 자는 길을

묻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에 빠지고서야 수로를 찾고,

길을 잃고서야 길을 묻는 것은

전쟁에 직면해서야

병기를 만드는 것과 같고

 


음식을 먹다가

목이 마르고나서야 급히

우물을 파는 임갈굴정입니다.



일이 잘못되어 버린 후에야

후회하고 고친다고 한들

이미 때가 늦은 것이며

새로 고치면서 또 다른 잘못을

저지르기 마련입니다.



또한 작은 일을 그르치면

그 실패를 경험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으나

큰일을 그르치면

재기가 거의 불가능 합니다.



지도자가 장래를 예측하여

미리 대비하지 못하면

그 조직의 파멸을 불러들입니다."



다른 한편 마조스님의

어록인 (마조록)을 보자.



홍주 태안사의 주지는

경(經)과 논(論)을

강론하는 강사였는데 오직 마조스님을

비방하는 것으로 일관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밤

삼경에 저승사자가 와서

문을 두드리니 주지가 물었다.



"누구시오?"



"저승세계의 사자인데

주지를 데리러 왔다."



"내가 이제 예순 일곱인데

40년 동안 경론을 강의하여

대중들에게 공부를 하게 하였으나

 


말다툼만 일삼고 수행은

미처 하지 못했으니

하루 밤 하루 낮만 말미를 주어

수행케 해 주시오."



"40년 동안 경론을 강의하면서도

수행을 못했다면 이제사

다시 수행을 해서 무엇에 쓰겠는가? "



"단 하루만이라도 여유를 주시요"



"한창 목마른데 우물을 파는

임갈굴정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우리들은 <임갈굴정>을

<목이 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야한다>는

뜻으로 아쉬운 사람이 앞장서라며

핀잔하는 말로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본래의 뜻은
<목이 마른후에야

우물을 파기 시작한다>는 것으로

 

미래를 예측하여

사전에 대비하지 못한 어리석음을

질타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 고전에 길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