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꽃 이야기
그 옛날에 세 딸을 둔
어머니는 남편을 일찍 보내고
딸들과 함게 살았습니다.
세월이 흘러 큰딸이
건너마을 청년과 결혼하던 날
덩실덩실 춤을 추었습니다.
둘째 딸도 남부럽지 않게
시집을 보내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하여 둘째 딸도
큰 사위 못지 않는
청년에게 시집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둘째 딸을
시집 보낸 할머니는 그만
몸져누워 버렸습니다.
이제 막내딸 하나만 남았지만
얼마되지 않은 전답을 모두 팔아
두 딸 결혼에 써 버렸기 때문에
집에 남은 재산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단 둘이 먹고사는 것은
그런 대로 꾸려 가겠지만
막내딸 시집보낼 생각을 하면
한숨만 나왔습니다.
"저것도 시집을 보내야 하는데·······
언니들처럼 해 주어야 할 텐데·····.,"
그런데 몸져누워
버렸으니 걱정이 태산입니다.
이렇게 되자 집안 살림이 모두 막내딸
몫이 되어 궂은 일을 도맡았습니다.
그래도 마음씨가 착하여
아무런 불평도 없이 몸져 누운 어머니를
봉양하고 열심히 일을 하였습니다.
드디어
막내딸도 시집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막내딸의 결혼식을
두딸처럼 준비할 수가 없었습니다
"내가 움직일 수만 있었다면······."
할머니는 한없이 슬펐으나
다행히 주변의 도움으로
결혼식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그저 막내딸의 혼수를
제대로 마련해 주지 못한 것이
한이 되었지만, 결혼식을
치러낸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막내딸이 시집을 가던 날,
간신히 지팡이를 짚고 집 앞
언덕까지 올라갔고
착한 막내딸은 몇 번이고
뒤돌아다 보며 떨어지지 않는
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렇게 막내가 시집가고
서너달이 지나자 시집 간
딸들이 보고 싶었습니다.
아픈 몸도 좀 우선한 것 같아 딸들이
사는 모습을 보려고 집을 나섰습니다.
먼저 큰 딸네 집으로 갔습니다.
벌써 두 아이의 엄마가 된
큰 딸은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나가자
대접도 그렇고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할머니는 짐을 챙겨
작은 딸네 집으로 향했습니다.
“더 계시지 않고···”
큰 딸이 대문 앞까지
따라 나와 말렸으나 그냥
작은 딸네 집으로 갑니다.
작은 딸이 버선발로
맞이하였으나 역시 일주일이 지나자
큰 딸처럼 변해갔습니다.
두 딸에게 괄시를 받은 할머니는
효녀였던 막내딸이 보고파
차가운 겨울 바람을 안고 산 너머에 있는
막내딸 집을 향하여 집을 나섭니다.
산이 별로 높지는 않았지만
할머니가 넘기에는 높은 산이다.
숨이 차고 다리가 휘청 거렸다.
조금만 더 가서 고개에 오르면
막내딸이 살고 있는 집이 보인다.
막내딸을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길을 제촉한다.
“순아야······!"
고개에 오른 할머니는 가까스로
막내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순아,순아야!-"
막내딸의 이름을 부르다 부르다
숨이 차 울라 정신줄을 놓아 버립니다.
막내딸은 살아 생전과 같은
효성과 한 맺힌 설움으로 그 고개에
어머님을 모시고 그 무덤을
정성으로 돌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봄날
한 맺힌 어머니 무덤에서
한송이 꽃이 피어났다.
이 사연을 아는 사람들이
그 꽃은 할머니의 영혼이 등이 굽은
빨간꽃으로 피어났다고 믿고
그 꽃을 "할미꽃"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 새벽 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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