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 · 고전사

경국지색(傾國之色)

청정지역 2016. 10. 21. 10:47


▲ 경국지색 이부인


    ♣ 경국지색(傾國之色) ♣ 경국지색(傾國之色) 이라는 말은 미인을 가리키는 말로서 사전적 의미로는 나라를 기울게 할 정도로 뛰어난 미색을 일컸는 뜻인데 이 말의 어원은 중국 한나라 때로 거슬러 올라가지요 한나라 무제(漢武帝 劉徹, 기원전 156년 ~기원전 87년) 때 이연년 이라는 사람이 있었어요 그는 음악적 능력이 탁월할 뿐만 아니라 춤과 노래까지도 일가견이 있었지요 이런 연유로 한 무제도 그를 늘 곁에 가까이 두고 총애 하였어요 그러던 어느날 이연년이 평소처럼 한무제 앞에 나아가 노래를 불렀지요 "북방 저 멀리 아름다운 가인이 있어 세상에 둘도 없는 절세의 미모라네. 한 번 고개 돌리면 성이 기울고 두 번의 고갯짓에는 나라가 흔들린다네. 성 잃고 나라 기우는 일이야 흔히 있는 일이지만 절세가인은 두번 얻기 어려우리" 北方有佳人 絶世而獨立 一顧傾人城 再顧傾人國 寧不知傾城與 傾國 佳人難再得 - 歌一首 이 노래를 듣고 있던 한 무제는 한숨을 내쉬며 말하였지요 "그런 여인이 과연 이 세상에 존재한다 말인가? " 그때 마침 이 탄식을 듣고 있던 한 무제의 누님인 평양공주가 한무제에게 다가가 귓속 말을 하였어요 "내가 일전에 들으니 이연년에게는 누이동생이 한명 있는데 천하에 둘도 없는 절색 이라더군요" 이 말을 들은 한 무제는 즉석에서 이연년을 불러 누이동생이 있느냐고 물었지요 이연년이 그렇다고 대답하자 한무제는 "그대의 누이동생이 천하절색이라 하는데 나에게 한번 보여 주지 않겠는가?" 하였어요 이렇게 하여 이연년의 누이동생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녀는 말 그대로 천하절색에다 춤과 노래까지 뛰어나 한 무제는 한눈에 그녀에게 빠져 궁으로 불러 들이게 되었는데 그녀가 바로 중국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이부인(李夫人)'이었지요 이부인이 궁에 들어온 이후 한 무제는 정사는 돌보지 않고 오로지 이부인과 놀기에 바빠 나라는 차츰 기울게 되었어요 결국 경국지색이라는 말은 이연년의 노래에 나온 것이 계기가 되어 이후엔 다시없을 천하절세 미인을 가리켜 '경국경색의 미모'라고 부르게 되었지요 이것이 후에 "경국지색(傾國之色)"이란 말로 고착화 되었어요 그래서 나라를 기울게 할정도의 미색과 또 천하절색의 미녀에 빠져 나라가 망한 경우 경국지색(傾國之色)이란 말을 쓰게 되었지요 북방의 절세가인(絶世佳人) '이부인' 이부인은 어여쁜 용모에 성격마저 천상 여자이니 한무제는 그녀를 정말 애지중지 총애 하였지요 헌데 하늘은 한사람에게 모든 것을 다 주지 않는 법이거늘 그녀는 몸이 많이 병약하였어요 더욱이 천한 창기 출신인 그녀가 궁에 들어오자 후궁들의 눈총과 질시가 보통이 아니었지요 몸도 약한 상태에서 궁중의 암투에 시달려야 했으니 그녀의 병은 더욱 깊어졌고 결국 임종에 이르렀을 무렵이었지요 하루는 한무제가 그녀를 위문하였는데 이부인은 머리 끝까지 이불을 뒤집어쓰고 얼굴을 보이지 않은채 다만 창읍왕(이부인이 낳은 아들)과 그녀의 형제들을 잘 보살펴 달라는 부탁만 간곡하게 하였어요 “저의 중병이 오래되어 얼굴 모습 또한 추하게 변해버려 황상을 대할수 없사오니 청컨대 제가 죽은 다음 제 아들과 형제들을 잘 돌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부인의 병이 이렇게 중하다 하니 그대의 모습이 변했을까 걱정되는구려. 하지만 내게 그대의 모습을 한번 보여주고 나서 그 부탁을 하는게 순서가 아니겠소?” “저희 부녀들은 용모에 치장을 하지 않고서는 감히 높으신 어른들을 대하지 못하는데 저 또한 이 모습으로는 황상을 대면할수는 없습니다” “부인, 나에게 한번만 보여주시오. 그대에게 천금을 내리고 형제들을 대관으로 봉하리다” “대관에 봉하고 봉하지않고 하는 것은 전부 황상의 권한이니 저를 보고 안보는 것과는 무관합니다” 무제는 집요하게 이부인의 얼굴을 한번 보고자 하였으나 이부인은 곧 등을 돌려 울기 시작하니 무제는 결국 이부인을 보지 못하고 성이 나서 그 자리를 떠나게 되었지요 무제가 떠난 다음 좌우에서 시중드는 사람들이 그렇게 결사코 얼굴을 보여주지 않아 결국 황상을 화나게 한 이부인을 원망섞인 눈으로 바라보자 이부인은 이렇게 말하였지요 "그대들을 생각했기 때문에 폐하에게 이 얼굴을 보이지 않은 거라오 나는 용모가 아름답다는 것만으로 천한 신분에서 폐하로 하여금 사랑을 받았어요 아름다움을 가지고 사랑을 받던 사람은 그 아름다움이 없으면 사랑도 사라지는 법이지요 폐하께서 그처럼 열심히 보고 싶어하시는 것은 옛날의 나의 얼굴이지요 나는 지금 병으로 이처럼 보기 싫은 얼굴이 되어 버렸는데 만일 이 얼굴을 폐하가 보셨다면 분명히 기분이 상해버려 형제들을 돌봐줄 마음이 없어질 거지요" 이부인의 이야기를 듣고 거기에 모여 있던 여자들은 그녀의 아름다운 마음에 통곡을 하였지요 이부인이 얼마 안 있어 세상을 떠나자 무제는 황후의 예에 따라 장사를 지내고 축조 중인 자신의 능묘와 가장 가까운 곳에 그의 능을 만들었어요 과연 이부인의 예측대로 무제는 이부인을 그리워하기를 그치지 않아 이부인의 초상화를 그려 궁내에 걸어 두었고 그의 오빠인 이연년에게도 높은 벼슬을 내렸지요 미래를 내다보는 이부인의 혜안이 사실로 이루어지는 순간들 이었어요 그의 오빠인 이연년은 후에 이름을 이광리로 개명하였지요 그런데, 누이와는 달리 그는 안하무인이었어요 한번은 그가 흉노전쟁에 나가 참패하였는데 무제는 이부인의 체면을 보아 이광리를 감싸주었는데 이광리는 자신이 작전 실패로 흉노의 포로가 된 이릉(李陵)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 씌웠지요 이에 한 신하가 나서 이릉은 죄가 없는 충신이라고 변호하다가 그만 고자가 되는 궁형을 받았는데 그가 바로 저 유명한 사기(史記)의 저자 사마천(司馬遷)이지요 아무튼 오빠는 그렇다 치더라도 이 이부인은 현숙하고 아리따운 여인으로 알려 전해지는데 중국 7월의 꽃으로 불리는 추규(秋葵 또는 촉규)가 바로 이부인을 상징하는 꽃이라 하네요 아름다운 미인이 주렴을 드리우고 깊숙이 들어앉아 고운 이마 찌푸렸네. 단지 눈물 진 흔적만 보일뿐 누가 그리 한되는지 그 마음 모를레라. 美人捲珠簾 深坐嚬蛾眉 但見淚痕濕 不知心恨誰 - 李白 怨情 중국이라는 나라는 넓은 땅 만틈이나 경국지색의 미인들이 많은 나라이지요 중국에서는 4대 미인(서시,완소군,초선,양귀비)를 최고의 미녀로 꼽고 있지요 4대미인을 꼽을때 서시 대신 조비연(趙飛燕)을 꼽기도 하지요 서시와 조비연이 이렇게 들고 안들고 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천한 출신이라는 것 그리고, 왕소군,초선,양귀비 보다 중국사가들의 입맛에 덜맞다는 것 때문은 아닐런지요? 다음에는 중국의 4대미녀에 대하여 올려드릴께요 -* (일송) *-


    ▲ 한국의 경국지색 한채아



    ▲ 한국의 경국지색 김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