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 · 고전사

天氣正熟梅[천기정숙매] ...이라

청정지역 2015. 5. 12. 15:43

 

 

 

 

 

天氣正熟梅[천기정숙매] ...이라.


 매화는 봄을 알리는 전령입니다.

매화는 꽃이 먼저 피고 뒤에

잎이 나는 점에서 다른 나무와 다릅니다.

그렇게 봄이 왔음을 알려준 매화가 지고 6월이 되면

매화의 열매인 매실이 익게 됩니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습니다만 빠르면 6월 초순,

느리면 6월 중순에 매실을 따서 매실액을 담그게 됩니다.

매실을 물에다 깨끗이 씻고서 항아리에다

설탕과 1대1로 비율로 재워두면 매실원액이 생깁니다.
매실 원액은 쓸데가 많습니다.

 

음식을 만들 때 매실 원액을 넣기도 하고

배탈이 나면 매실 원액과 물을 타서 마시면 효험이 있습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매실주를 담그며

마실 날을 손꼽아 기다릴 것입니다.
김정희金正喜도 「북원초하北園初夏」라는 시에서

매실이 익어나는 정경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천기정숙매天氣正熟梅, 음청총부진陰晴摠不眞”

“자연의 기운이 매실을 익힐 때, 날씨가 흐렸다 맑았다 종잡을 수 없네.”
“근봉일규출近峯一圭出, 우운환왕빈雨雲還往頻.”

“가까운 산봉우리 한 모퉁이 드러나고, 비구름은 자주 몰려왔다가 몰려가네.”

 “녹음합건거綠陰合巾裾, 제앵여가친啼鶯如可親.”


“녹음이 갓과 옷자락에 드리우니,

 꾀꼬리 노래 소리 친근하게 들리네.

” 6월 중순을 넘어 7월이 되면 장마가 시작됩니다.

장마가 시작될 즈음이면 날씨 변화가 심해집니다.

쨍쨍 맑았다가 금세 짙은 구름이 몰려가서 비를 한바탕 퍼붓습니다.


한바탕 비가 쏟아지고 나면 언제 비가 왔느냐고

 시치미를 떼듯이 하늘은 맑아집니다.

이렇게 매실과 장마가 관련이 있다 보니

장마를 ‘매우梅雨’ 또는 ‘매림梅霖’이라고 합니다.
김정희는 위의 시에서 북원에서 겪었던

 

초여름의 정경을 그대로 읊고 있습니다. 매실이 익을 즈음이면

신록이 짙어져서 주위의 경관을 가리고 장맛비가

한바탕 내리는 광경을 그림처럼 풀어내고 있습니다.
매화가 봄이 오는 소식을 전한다면

6월 중순의 “천기정숙매”는 장마가 찾아오는 소식을 전해줍니다.

봄과 여름은 매실나무와 인연이 깊은 시절입니다.

 

 

 

첨부파일 천기정숙매(天氣正熟梅).mp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