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 · 고전사

淡磨明鏡照簷楹[담마명경조첨영] ...이라

청정지역 2015. 5. 15. 09:34

 

 

 

淡磨明鏡照簷楹[담마명경조첨영] ...이라.


 요즘 천둥 벼락을 동반한 소나기가 자주 내립니다.

무더위에 지친 사람에게 소나기가 위안을 줍니다.

소나기가 내리고 나면 날씨가 다소 선선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밖에서 일하거나 잠깐 외출했던 사람은 갑자기

소나기를 만나면 걸음을 멈춰야 합니다.

 

 이때 우산을 준비하지 않으면

 비로 온몸이 젖게 되면 낭패를 보기도 합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막걸리와 파전을 떠올립니다.

구수하게 구운 파전과 차가운 막걸리를 마시면

세상의 번뇌와 하루의 피곤이 싹 달아납니다.

 


이때 막걸리를 벌컥벌컥 들이키는 것과

소나기가 퍼붓는 것이 닮았습니다.

한꺼번에 비가 땅을 적시는 것이랑 한번 막걸리가

몸을 적시는 것이랑 비슷하니까요.
송나라 유반劉攽의 <우후지상雨後池上>를 읽으며

무더위를 식히는 소나기를 맞으면 좋겠습니다.

 

 “일우지당수면평一雨池塘水面平”

“비 그친 뒤 연못 잔잔하여”
“담마명경조첨영淡磨明鏡照簷楹”

 “잘 다듬은 거울마냥 처마 서까래를 비추네”

“동풍홀기수양무東風忽起垂楊舞”

“갑자기 동풍이 불어 버들나무 춤추니”

 “갱작하심만점성更作荷心萬点聲”

 

 

“다시 연잎 위에 비 소리가 후드득 나네”

비가 내리자 시인은 방안에 내리는 비를 보고 있었습니다.

 비가 그치자 시인은 연못가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연못은 언제가 비가 왔느냐 듯이 물결도 일지 않습니다.
마치 거울처럼 주위를 환히 비추고 있습니다.

 

그때 바람이 불자 버들나무에 있던 빗물이

다시 연못으로 후드득 떨어집니다.

순간 다시 비가 내리나 싶어

시인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봅니다.

 청취자 여러분, 오늘 비가 온다면 막걸리 한잔 하십시오.

 

첨부파일 담마명경조첨영(淡磨明鏡照).mp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