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 · 고전사

先唱實難[선창실난] ...이라

청정지역 2015. 5. 18. 11:22

 

 

 

 

 

 

先唱實難[선창실난] ...이라.


 월요일 아침에 회의가 있는 분이 많을 것입니다.

한 주를 시작하려면 중요한 방침이 결정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 방침이 결정되지 않으면 실무를 처리하려고 해도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일 년의 일은 연초에 정해지고, 한 달의 일은 월초에 정해지고,

한주의 일은 주초에 정해진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되면 정황이 급변하게 되더라도 조정을 할 수가 있습니다.
반면 방침이 서 있지 않으면 일이 생길 때마다

 제때에 대응하지도 못하고

 좌우로 두리번거리다가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태조 재위7년(1398)에 있었던

어전회의 장면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경복궁 근정전에서 아침 조회가 열렸습니다.

 예관이 먼저 참석자들에게 배례를 하라고 외쳤습니다.
태조는 “조회가 배례를 받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배례를 중지시켰습니다.

이어서 그는 명령했습니다.

 “각사세사各司細事, 불필친결不必親決,

 치국치민가언지사治國治民可言之事, 의각면계宜各面啓.”


“각 부서의 자잘한 일은 직접 결재하지 않고,

나라와 백성을 다스리며 토론할 만한 일은

마땅히 부서마다 면전에 이야기하라.”
태조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태조는 역정을 내며 말하지 않는 이유를 정도전에 물었습니다.

정도전은 속어로 대답했습니다.


“붕우연회朋友宴會, 본욕상여창화本欲相與唱和,

선창실난先唱實難.”

 “친구끼리 놀며 서로 노래를 부르자고 해도

먼저 부르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태조가 여유 있게 기다리자 형조전서 유관柳寬이 생명을 아랑곳하지 않고

온갖 고문으로 자복을 받아내는 관행이 부당하다고 아뢨습니다.


그의 주장이 채택되어 전국적으로 실시되었다.

태조가 ‘선창실난’의 사실을 몰랐다면,

무자비한 고문이 더 실시되었을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의 회의도 자유로운 발언으로

최선의 결론이 도출하는 생산적인 회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첨부파일 선창실난(先唱實難).mp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