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 · 고전사

老王賣瓜[노왕매과] ...이라

청정지역 2015. 5. 18. 11:26

 

 

 

老王賣瓜[노왕매과] ...이라.


 한 사진작가가 작품의 구도를 살린다며

수령 200년이 넘는 울진의 금강송 20여 그루를 무단으로 벌목하여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작가는 그렇게 사진을 찍은 뒤에 그간에 있었던 일을 영웅담처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이밖에도 야생화 사진을 찍느라 주위의 모든 걸 짓밟는다든지

 새끼 조류를 찍기 위해 발에 본드를 붙인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관행에 대해 예술 창작을 위한

불가피한 훼손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자화자찬의 논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화자찬과 관련해서 “노왕매과老王賣瓜”라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노왕의 이름은 왕파王坡이었지만

 할머니처럼 말이 하도 많아서 왕파王婆의 별명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오늘날 신장성의 서하西夏에 살면서 참외(멜론,

 하미과哈蜜瓜)를 기르는 사람이었습니다.

 

 

전쟁이 나서 노왕은 북송의 수도 개봉으로 피난을 갔습니다.

노왕은 그곳에서 참외를 길러서 팔았습니다.
하지만 노왕의 참외는 생김새가 하도 이상해서

개봉 사람들은 좀처럼 사먹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노왕은 시장에서 자신이 기른 참외가 얼마나 단지

자랑을 늘어놓기도 하고 참외를 잘라서

사람들이 시식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때 용기 있는 사람이 참외를 먹어보니 맛이 달았습니다.

그 뒤에 많은 사람들도 사먹게 되었다.

당시 마침 신종神宗이 거리에 나섰다가

사람들이 모여서 떠들썩한 곳을 보고서 노왕이 있는 곳으로 왔습니다.
신종은 노왕이 참외를 자랑하는 이야기를 듣고서

 “노왕매과老王賣瓜”라고 말하면서

 

자화자찬의 뜻으로 널리 쓰이게 되었습니다.
노왕매과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자화자찬이지만

금강송을 벌목하고 찍은 사진은 피해를 주는 자화자찬입니다.

 피해를 주는 자화자찬을 절제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것은 더 무서운 자기도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첨부파일 노왕매과(老王賣瓜).mp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