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 · 고전사

망 부 석

청정지역 2016. 8. 14. 16:36


 

 

- 망 부 석 -

 

 

느림보 거북이/글

 


 

님이여
님이여
어드메서 먼동이 드나이까
어드메서 일몰이 지나이까

 

 

님 없어
천지가 흑검정 어둠이메
눈물도 바람에 실려
샛강 흐르듯 하나이다

 


님이여
님이여
하늘 아래 님 머무시고
땅 위에 님 계시나이까


 

쥘락 펼락 
가슴에 기별없는 님 담고
기다림에 마른 장작 타듯
가슴 만 태우나이다

 


그 뉘가 섣달
칼바람 매섭다 하였오
님 없어 그립고 외로워
살 베어 속절없는
긴 밤의 오열만 하오리까


 

님이여
어찌 꿈엔들 잊으리까
님이여 어찌
생시 인들 잊으오리까.


 

흘러간
강물 닮아 아니 올 길이고
아니 올 님이시면
이몸 내침이 왠 말 이오.


 

님이여
영영 님 가신 그 길이
못오실 길이메
무심히 귀 동냥도 없나이다


 

님 없어 서럽게 우는 맘
님 떠난 빈 나룻터에
물새도 목 접어 우나이다

 


님이여 오소서
기다리다
기다리다
까치발 시려워 아리고
버선발 시려 섧나이다


 

님이여 어서 오소서
부여잡은 아기 버들 슬퍼
꽃 들 눈물에 젖어
꽃샘에 떨구어
강물에 흘려 보내걸랑


 

사랑
사랑
연민의 글귀라도 적어
망부석 된 아픈 맘
어루살펴 보내주오

 

 

 

- 거북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