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 부 석 -
느림보 거북이/글
님이여
님이여
어드메서 먼동이 드나이까
어드메서 일몰이 지나이까
님 없어
천지가 흑검정 어둠이메
눈물도 바람에 실려
샛강 흐르듯 하나이다
님이여
님이여
하늘 아래 님 머무시고
땅 위에 님 계시나이까
쥘락 펼락
가슴에 기별없는 님 담고
기다림에 마른 장작 타듯
가슴 만 태우나이다
그 뉘가 섣달
칼바람 매섭다 하였오
님 없어 그립고 외로워
살 베어 속절없는
긴 밤의 오열만 하오리까
님이여
어찌 꿈엔들 잊으리까
님이여 어찌
생시 인들 잊으오리까.
흘러간
강물 닮아 아니 올 길이고
아니 올 님이시면
이몸 내침이 왠 말 이오.
님이여
영영 님 가신 그 길이
못오실 길이메
무심히 귀 동냥도 없나이다
님 없어 서럽게 우는 맘
님 떠난 빈 나룻터에
물새도 목 접어 우나이다
님이여 오소서
기다리다
기다리다
까치발 시려워 아리고
버선발 시려 섧나이다
님이여 어서 오소서
부여잡은 아기 버들 슬퍼
꽃 들 눈물에 젖어
꽃샘에 떨구어
강물에 흘려 보내걸랑
사랑
사랑
연민의 글귀라도 적어
망부석 된 아픈 맘
어루살펴 보내주오
- 거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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