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과에 급제해 부산으로 발령 받아 내려가던
‘십여년 전 서당에서 함께 공부하던 친구 박주현의
대궐같은 박주현의 집 솟을대문을 두드렸다
미망인이었다. 조익이 절을 올릴 때 미망인은 섧게 곡을 했다
조익은 박주현의 자취가 담긴 사랑방에서 하룻밤 박주현과 함께 천렵과 수박 서리를 하던 때를 생각하며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하다 보니 삼경이 가까웠다
그때 ‘쿵’ 하고 담 넘는 소리에 이어 뒤뜰 대나무 밭을 스치는 소리가 들렸다.
기둥뒤에 몸을 숨기고 대나무 밭을 응시했다. 도적이구나
그런데 대나무 밭에서 나온 도적이 처마 밑으로 촛불이 켜졌다. 조익은 뒤뜰로 가 열어 놓은 들창으로 안방을 들여다봤다
이럴수가! “오늘밤은 소복을 입으니 더 예쁘네 잉.” 땡추가 미망인을 껴안고 있었다. 목소리를 낮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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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잔 마신 땡추가 입을 벌리자 미망인은 석쇠 위의 고기
고기 안주에 술이 얼큰해진 땡추가 미망인의 옷고름을 풀었다 미망인이 코맹맹이 소리로 “잠깐만. 상 치우고 올게요.”
하며 부엌으로 나가자 조익은 끓어오르는 분을 참을 수 없어
잠시후 안방에서 미망인의 비명소리가 들리고 집안의 하인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형방과 나졸들이 나오고 친인척도 몰려와 집안이 어수선 해졌다. 조익은 모른 척 행랑아범에게 무슨 일인지 물었다
“간밤에 미친 땡추가 상중의 안방마님을 겁탈하려고
이듬해 다시 밀양땅에서 하룻밤 묵게 된 조익이 박주현의 집을 찾았더니 집 앞에 정절부인에게 내리는 정문(旌門)이 세워져 있었다 조익이 친구 집안의 명예를 살린 것이다 = 옮겨온 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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