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 · 고전사

바람난 과부와 봉이 김선달

청정지역 2017. 6. 12. 22:33

              


    ♡ 바람난 과부와 봉이 김선달 ♡

    봉이 김선달이 어느마을을 지나다 출출하여 주막을 찾아 들었어요 동동주를 시켜놓고 주모와 수작을 떨어 있었는데 옆자리의 사내들이 김생원댁 아들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김생원댁은 얼마전 귀한 아들을 보았는데 그 아들의 머리가 누런 황토색이라 말이 많다는 것이었지요 그래서 김선달은 김생원댁을 찾아 갔어요 가서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나이 사십이 넘도록 김생원은 슬하에 자녀가 없어 쓸쓸하게 지냈는데 그 아내가 근처의 절로 치성을 드리러 다닌지 일년만에 하늘의 도우심인지 귀여운 옥동자 하나가 태어났다는 거였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이의 머리카락이 누런 황토색이라 이를 이상하게 여긴 김생원은 이웃마을에 사는 의원을 불러 이 아이 머리가 어찌하여 까맣지않고 황토색이냐고 물었어요 의원은 아무리 뜯어 보아도 김생원댁 마님의 행실에 의심이 갔지만 섣불리 그런 말을 입밖에 낼수는 없었지요 그래서 의원은 아마도 조상탓인것 같다고 얼버무리고 돌아 갔다는 이야기였어요 이야기를 다 듣고난 봉이 김선달은 깊이 생각한 끝에 부부생활에 대해서 물었어요 "어른께서는 며칠에 한번 정도 안방에 들어 가시는가요?" "다 늙은 나이에 자주 들어 가겠소?" "그럼 한달에 한번 정도?" 김생원은 고개를 가로 저었지요 그러자 김선달은 다시 물었어요 "반년에 한번 정도입니까?" "글쎄 그 정도쯤..." 그러자 김선달은 무릅을 탁 치면서 "그렇군요. 이제야 알았습니다. 너무 오래도록 쓰지 않아서 녹이 슬었나 봅니다." "녹이 슬다니?" "생원님 생각해 보십시오 밭가는 쟁기도 반년쯤 세워두면 녹이 슬지 않읍니까? 생원님이 녹슨 거시기로 아이를 만들었으니 머리가 누렇게 나올수 밖에 없지요" "정말 그런가?" "그럼요 그렇구 말구요!! 앞으로는 녹슬기전에 안방에 자주 들어 가십시오 그러면 머리가 까만 아이가 태어날겁니다" 이렇게 하여 김생원댁 걱정 거리를 말끔하게 해소해 주었다 하네요 다음은 김선달이 바람난 과부를 취한 이야기인데 김선달이 하루는 삼남지방 한 고을 주막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 주막에서 남정네들로 부터 바람난 과부 이야기를 듣게 되었지요 이 고을에 한 과부가 살고 있는데 어찌나 남정네를 밝히는지 어떤 사내이든 힘만 좋으면 다 받아 준다는 것이었어요 천하 일색에 음행(淫行)도 뛰어나 많은 남자들이 복상사를 당하기도 했다는 거였지요 정말 타고난 옹녀가 아닐수 없었어요 그러니 호기심 많은 김선달이 그냥 지나칠수가 없었지요 선달은 그 즉시 그 과부집을 찾았어요 가서보니 과부집 대문앞에 힘센 사내들이 웅기종기 모여 있었지요 모두들 소문을 듣고 과부집을 찾았지만 용기가 나지않아 주저하고 있던 차였어요 김선달은 그 사내들을 모와놓고 자신의 계획을 말하였지요 그리고 나서 다짜고짜 ‘이리오너라’ 하고 외치니 어여쁘게 생긴 아낙이 나와서는 무슨일이냐고 물었지요 "내 소문듣고 왔으니 이곳에서 하루를 묵어가겠노라고 여쭈어라!!" "호호 알겠나이다" 잠시후 승락을받은 아낙은 김선달을 과부마님 방으로 모시고 들어와서 거한 술상까지 차려왔어요 술잔이 돌자 분위기도 무르익었겠다. 선달이 주막에서 들은 이야기를 먼저 꺼냈지요 "내가 들은 그 이야기가 모두 사실이요?" "무슨 이야기를 들으셨는지는 모르나 부정하지는 않겠나이다!!" "허허 도저히 믿기질 않소" "그럼 어찌해야 믿을수 있겠나이까" "내 직접 확인을 해보아도 되겠소?" "정 못믿으시겠다니 하는수 없지요 허나 후회하지는 않으시겠읍니까?" "허허 나도 사내대장부요 허나 조건이 하나 있소!!" "무엇인지요?" "난 5분을 하고 1~2분을 쉬어야 하는데 그렇게 해도 되겠소?" "그거야 마음대로 하시지요" 이렇게해서 둘은 이야기가 사실인지 확인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봉이 김선달은 말대로 5분이 지나자 갑자기 하던일을 멈추고 뒷간에 간다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지요 그리고는 1~2분이 지나서야 다시 들어와 일을 시작했고 다시 5분이 지나자 또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어요 이렇게 10여차례가 지나자 과부 마님은 점점 흥분이 되어 온몸이 녹아 내리는듯 했는데 열심히 약입강출(弱入强出)을 계속하던 김선달은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5분이지나자 쑥 빼고는 벌떡 일어나 나가려 하는 것이었어요 그러자 흥분된 과부 마님은 김선달을 꽈악 움켜 잡았지요 "제발 나가지 마시와요 너무 좋아 죽겠어요 ~ " "안됩니다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 봉이 김선달의 목소리가 아니었어요 과부 마님은 그제서야 촛불을 켰는데 역시 김선달이 아니었지요 "저 선달님은 어디 계시는지요?" 과부 마님은 흥분되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는데 돌아온 대답은… "밖에서 표 팔고 있어요!!" 였지요 아무튼 재미있는 일화가 아닐수 없어요 다음 이야기는 그 유명한 대동강물 팔아먹은 이야기인데 김선달이 아름다운 대동강가를 어슬렁 거리며 걷고 있었지요 그런데 사대부집에 물을 길어다 주는 물장수들이 많이 와서 물을 퍼가는 거였어요 김선달은 그들을 보자 문득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선달은 물장수를 데리고 주막에 가서 얼큰하게 술 한잔을 사면서 "내가 동전 꾸러미를 줄테니 내일부터 물을 지고 갈때마다 내게 동전 한닢씩 던져주게나 그리고 남은 동전은 자네들이 마음대로 쓰시게!!" 하면서 넉넉하게 동전 꾸러미을 물장수들에게 나누어 주었지요 그리고 이튿날 부터 의관을 정제하고 평양성 동문을 지나는 길목에서 의젓하게 앉아서 물장수들이 던져주는 엽전을 헛기침을 하면서 점쟎게 받아 들였어요 이 광경을 보고 사람들이 수근대기 시작 했지요 얼마 지나지 않아 평양 저자 거리에 소문이 퍼졌어요 이 소문은 한양상인들 에게도 퍼졌지요 돈 버는것이라면 물불을 가리는 않는 한양 상인들 이었지요 상인들은 소문이 사실인지 평양성 동문 거리에 나와보니 소문처럼 김선달이 동문밖에 떡 하니 앉아 물지게를 지고가는 물장수들에게서 동전 한닢씩을 꼬박꼬박 받고 있었지요 그런데 옆전을 내지 못한 물장수는 선달로부터 호되게 야단을 맞고 있었어요 이를 본 한양 상인들은 대동강물이 선달 것인데 물장수들이 물값을 내지 못하게 되자 호되게 야단을 맞고 있는 것으로 보였지요 이 광경을 바라본 서울 상인들은 대동강물을 사면 떼돈을 벌수 있을것으로 생각 하였지요 지금은 동전 한닢이지만 두닢으로 올리면 돈 버는것은 따논 당상이었어요 그러면서 한양상인들은 어수룩한 선달 하나 다루지 못할 것인가 하면서 장수꾼들의 능수능란한 말솜씨로 꼬득여 김선달을 주막으로 모시고 갔어요 술잔이 오가고 물의 흥정이 시작되었지요 선달은 조상대대로 내려온 것이므로 조상님께 면목이 없어 못팔겠다고 버티면서 슬며시 이를 물려줄 자식이 없음을 한탄까지 하였지요 한양상인들은 집요하게 물고 늘어 졌어요 거래금액은 처음에는 1천냥이었지요 그러나 능수능란한 김선달은 어수룩 한척 하면서 2천냥, 3천냥으로 올리다 결국 4천냥에 못 이기는척 팔기로 하였어요 당시 황소 60마리를 살수 있는 큰 돈이었지요 매매계약서는 다음과 같았어요 품 명: 대동강(大同江) 소유자 : 봉이 김선달 상기한 대동강을 소유자와 정식 합의하에 금일(5월16일자)를 기해 인수함을 증명함 이와 동시에 대동강물 매매를 만 천하에게 밝히는 바이다. 인수자- 한양 허풍선 인수금액-일금 4천냥 인도자- 봉이 김선달 선달은 못내 도장 찍기를 서운한 듯 도장 찍기를 주저하였지요 그러자 상인들은 조급한 나머지 떼를 쓰듯 결국 계약이 체결되고 거금이 오갔지요 이렇게 하여 봉이 김선달은 대동강물을 팔아 먹었으며 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물장수가 되었다 하네요 -* (일송) *- ▲ 김생원댁을 찾아간 봉이 김선달 ...




    ▲ 과부마님과의 통정 ...






    ▲ 대동강물을 팔어먹는 김선달 ...


    ▲ 김선달이 대동강물을 팔아먹을때의 대동강 풍경 ...